초선급으로 진행되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이 중진급을 넘어 집단적으로까지 진행될 조짐을 보이는 등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회 의석분포 순위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8명만 더 탈당하면 순위가 바뀐다. 역전될 경우, 참여정부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을 맞게 된다. 1988년 제 13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이뤄진 여대야소(與大野所) 정국이 종전처럼 되돌아가게 되는 셈.
열린우리당은 지난 달 24일 임종인 의원에 이어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이 줄줄이 탈당을 선언, 의석수가 134석으로 줄었다. 여기에 비례대표인 정덕구 의원이 1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신명(61) 소장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의석수 변화는 없지만 비례의원 첫 사퇴라는 점에서 탈당 이상의 충격파를 주고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 의석수는 원내 과반수(148석)에 턱없이 모자라는 규모. 지난 총선에서 152석을 얻어 원내과반으로 제 1당으로 도약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여당의원들의 탈당 러시는 멈추지 않고 있어 의석수 축소현상은 계속될 분위기다. 최근 개별 의원들의 탈당에 이어 김한길·강봉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탈당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을 따라 탈당할 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된다. 최용규·노웅래·주승용 의원(이상 김 의원 측 인사)과 변재일·박상돈·우제창 의원(강 의원 측 인사) 등. 이들은 각자 2, 3명씩 집중 접촉하며 탈당 즉시 원내교섭단체(20명)를 구성한다는 목표로 세규합 중이며 탈당대열이 20명을 넘으면 즉시 탈당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로 탈당 시기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원내의석 분포 역전시기는 이들의 탈당 시기와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이 되면 국회 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수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운영위원장도 차지할 수 있어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운영이 한결 수월해 진다. 오는 4월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연말 치뤄지는 대선에서 기호 1번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예상되는 의석수 역전현상에 대해 양당 모두 씁쓸한 표정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권력의 상실이 안타깝고 한나라당은 국정 책임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당 지지율, 대선주자 지지율 모두 압도적인 상황에서 국회까지 장악한다면 모든 책임이 한나라당에 집중되는 부담이 생긴다."며 "지난 대선에서도 자민련 등 다른 당 의원들을 받아들여 몸집을 부풀렸지만 선거에서는 결국 졌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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