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의 외국인 유학생)경상도 사투리 술술…中 리후이후이씨

'리후이후이'(李慧慧·23) 씨는 계명대학교의 한국어학당 4급반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한다. 단어구사는 물론 외국학생들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문법까지도 꿰고있다. 한국에 온 지는 8개월째. 그녀에게 한국어학습 비법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지난 해 12월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국청년과 결혼했다. 그녀의 남편이 사실상 한국어 개인교사였던 셈이다. 둘은 남편 김경수(28) 씨가 지난 2004년 중국 칭다오(靑島)로 유학을 갔을 때 중국어개인교사로 서로 만났다. 당시 그녀는 칭다오대학 한국어과 1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랑에 빠졌다. 그 때 그녀가 중국어를 가르쳤고 남편은 한국어를 가르쳐줬다. 섬유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아버지를 돕기위해 서둘러 남편은 귀국해야했고 그녀도 함께 한국에 와서 곧바로 계명대 한국어학당에 입학했고 결혼식도 올렸다.

"유치원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국경을 넘어 사랑을 찾아온 만큼 그녀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아이들을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성격때문에 유아교육과로 진학하겠다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가을동화' 등의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키웠던 '골수 한류팬'이다. 중국에 간 한국유학생의 중국어 푸다오라오스(개인교사)는 그녀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아르바이트였다. "이젠 한국이 너무 좋아졌어요.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앞으로 죽을때까지 여기서 살거예요."

올 여름이 끝날 때쯤엔 2세가 태어날 예정이다. "그래서 요즘 남편이 맛있는 것 많이 사주고 있어예." 그녀는 경상도 사투리에도 익숙할 정도로 대구사람이 다 됐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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