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외국인 유학생)"대구 이래서 좋아요"

"I Love Daegu!" "워아이따치우(我愛大邱)!"

대구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몰려오고 있다.

지역 대학강의실에서 외국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학들의 치열한 유치 경쟁, 한류 열풍으로 대구를 찾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눈에 비친 대구는 어떤 모습일까?

지역을 찾는 외국유학생중에는 중국유학생이 가장 많다. 80%이상이 중국학생이다. 중국 쓰촨성에서 온 왕요우샹(王友祥·28) 씨는 영남대 정보통신공학과 이동통신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최고의 엔지니어가 꿈이다. 대구대에서 유학중인 부러(卜樂·24) 씨는 한국에 온지 3년 6개월이 넘었다. 그는 "졸업 후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싶다."고 할 정도로 대구에 빠졌다.

대구경북을 좋아하는 유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유학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강의 외에는 일절 기숙사에서 나오지 않거나 한국학생들과 접촉하지 못하는 유학생들도 적지않다.

가족과 함께 대구를 찾는 유학생도 많다. 이집트에서 온 쉐리프 헤이칼(31) 씨. 영남대에서 공법학과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그는 이 학과의 유일한 이집트유학생이다. 가족과 함께 학교 근처에서 생활한다. 한국에 오기전에는 한국을 전혀 몰랐으나 이집트보다 훨씬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매운 음식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본국보다 비싼 물가 때문에, 혹은 입에 맞지않는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학생들도 많다. 지난달 30일 강의를 마친 중국유학생 슈앙치엔(22) 씨는 곧바로 학교밖에 있는 원룸으로 돌아갔다. 라면을 끓여먹기위해서였다.

▶"대구 형들 화끈해서 좋아요."

경북대 회계학과에 유학중인 샤오송양(消宋洋.23) 씨는 대구사나이들의 의리에 반했다. 어학연수과정을 포함 이미 대구생활이 2년반을 지나 반쯤 대구사람이 됐다. 그가 구사하는 한국어는 경상도 사투리투성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교수님들이 사투리를 많이 쓰면서 강의를 해서 죽겠다."고 엄살이다.

네팔에서 온 사라라(30·여) 씨는 의외로 대구사람이 친절하다고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영남대 약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녀는 "학생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해준다."면서 "맵고 짠 한국음식도 이젠 입에 익숙해졌다."고 웃었다. 졸업하면 네팔로 돌아가 약국을 경영한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계명대에서 어학연수 중인 진신(金흠(쇠금변 3개)25.여 )씨도 '경상도아줌마 예찬론'을 펼쳤다. 자주 가는 식당아줌마가 고생한다며 음식을 듬뿍 주는 등 잘대해줘 고맙다고 했다. "근데 그 아줌마 목소리는 엄청 커요.그래서 처음에는 화내는 줄 알았어요."

▶"대구 음식이 맛있어요."

외국유학생들이 즐겨먹는 음식은 떡볶이와 감자탕, 찜닭. 베트남에서 온 팜피탄(23·여) 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어 한국을 찾았다. 영남대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떡볶이와 감자탕에 반했다. 경북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중국유학생 안캉(安康.23)씨는 찜닭에 맛을 들였다. 소주는 싫어하지만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찜닭을 먹는 재미로 유학생활의 애환을 달래고 있다. 타지키스탄에서 온 버절(22) 씨 역시 감자탕매니아. 매운 감자탕에 소주를 곁들여 먹는 맛에 유학생활이 즐겁다.

▶"대구와 경북은 아름다워요."

카자흐스탄에서 온 비비굴(21·여) 씨는 대구대 교환학생이다. 6개월과정으로 왔기 때문에 다음달 돌아가야 한다. 그녀는 "너무 아쉽다."며 요즘은 대구에서의 추억을 쌓기 위해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다. 안동, 포항, 경주, 영주 등은 그녀가 꼽는 최고의 관광명소다.

한국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구물가는 서울지역에 비해 싼 편이다. 외국유학생들이 지역을 찾는 이유중의 하나도 그것이다. 더불어 그들은 푸짐한 시골인심도 함께 맛보고 있다.

이집트유학생 쉐리프 씨는 "대구사람들의 도덕성과 예절바름은 정말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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