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발 눈을 내려주세요"…애타는 울릉 눈꽃축제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나리분지에서 열릴 눈 꽃 축제 특수를 기대하던 울릉 주민들은 요즘 애가 탄다. 울릉도에 눈이 내리지 않아 섬 개항 이후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던 축제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눈꽃 축제는 겨울 관광 비수기 지역 경제를 떠받쳐줄 희망이었다.

울릉군은 공식 발표는 않았지만 사실상 눈꽃축제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눈 조형물 설치 등 축제 준비에 걸리는 기간을 감안할 때 최소한 개막 닷새 전인 5일까지는 눈이 내려야 축제가 가능하지만 울릉기상대에 따르면 가까운 시일 내 눈이 내릴 전망은 없다는 것.

더욱이 눈꽃 축제가 가능하려면 최소한 적설량이 60cm 이상이어야 하고 눈이 쌓여서 다져져야 하는데 현재 축제가 열릴 나리분지에는 겨우 눈썰매장 개장 정도가 가능한 20cm 정도의 눈만 쌓여 있다. 그것도 이상 난동으로 계속 녹는 추세다.

눈꽃 축제는 당초 1월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열릴 예정이었다가 눈이 없어 이달로 연기됐다.

1차 계획 당시 눈의 고장 울릉도에서 눈꽃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각각 울릉~포항, 울릉~묵호을 오가는 선플라워호(정원 940명)와 한겨레호(460명)는 전석이 예약 완료됐다가 취소됐으며, 이번에도 거의 예약이 됐지만 불투명하다는 소식에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평소 겨울철 이들 항로의 예약률은 30~50% 수준에 그쳐 주민들의 기대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모처럼 겨울 특수를 기대했던 숙박업소 음식점 기념품 판매장들은 허탈해 있다. 한 주민은 "기우제를 지내듯 기설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울릉도 기상대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 평균 적설량은 131cm였으나 올해 1월 적설량은 12.1cm에 불과하다. 이는 최저를 기록했던 1964년 15.4cm보다도 더 적은 수치다.

정윤열 울릉군수는 "눈꽃 축제를 열어 관광 울릉을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 도움을 주려 했는데 안타깝다."며 "눈이 오지 않으면 울릉도는 봄 가뭄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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