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의 대명사인 '금연'. 막무가내식 금연은 이제 옛말이다. 금연 모임, 금연 펀드 및 기금, 이색 금연 보조재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금연 운동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
지난해 말부터 두 달째 금연 중인 안태준(30·수성구 만촌3동) 씨. 그의 새 금연 방법은 연초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다른 직장인들의 금연 결심과는 사뭇 다르다. 안씨는 금연과 절주를 함께 시작했다. 아무리 모질게 결심해도 술자리만 있으면 다시 담배에 손을 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기 때문. 혼자서는 술 끊기가 힘들어 절주·금연 모임에까지 가입했다. 다양한 나이대의 30명이 서로 힘이 되고 감시자가 되는 대구 수성보건소 '한마음'이 그곳. 대구 최초의 절주·금연 정기 모임이다. 지난달 26일 새해 첫 모임을 연 한마음 회원들은 금연·절주 성공 실패 사례 발표, 자기 소개, 절주의 날 정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금연 펀드 및 기금도 인기다. 삼성전자 대구 컨텍센터 직원 15명은 지난 2일부터 '담배 끊기' 건강 펀드에 가입했다. 해마다 작심 삼일에 그쳤던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 한 사람에 10만 원씩 150만 원을 모아 건강펀드를 운용하고, 연말 결산 때 금연에 실패한 사람들의 돈을 성공한 사람들이 나눠 갖기로 한 것. 이번 금연에 함께 도전하는 배도환(47) 지점장은 "직원들은 중구보건소의 이동금연클리닉에 참가해 매주 한 번씩 건강 상태까지 체크 받으며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엔 대구은행에서 금연 기금이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흡연 직원 451명이 5만 원씩 돈을 내 금연 캠페인을 벌인 뒤 금연에 성공한 148명(33%) 외 나머지 실패 직원들의 기금(1천490여 만 원)을 금연 치료에 써 달라며 대구 수성보건소에 기탁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보조재를 선택하는 일도 금연 성공의 필수 과제. 몸에 붙이는 금연 패치나 금연 껌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중풍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의사 처방을 따로 받아 금연 전엔 매일 하루 한 알씩, 금연 후 6주간은 매일 2알씩 늘리는 알약 금연 치료 방법이 일상화되고 있다. 동구보건소 한방치료실 변명화 씨는 "인체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귀에서 코, 폐 등의 반응점을 찾아 놓아 주는 금연침도 흡연 욕구나 금단증상을 완화해준다."며 "대구에서는 동구를 비롯한 중, 북구 3곳에서 금연침 치료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4년 11월 수성보건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대구 8개 구·군청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문을 두드린 애연가들은 모두 1만 7천40명으로, 올 들어서도 ▷수성구 388명 ▷북구 208명 ▷서구 173명 ▷동구 136명 ▷달서구 131명 ▷남구 118명 ▷중구 103명 ▷달성군 37명 등 벌써 1천294명이 금연 치료를 신청했다.
보건소 담당들은 "금연클리닉의 6개월 금연성공률이 30~40%에 이를 정도로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며 "담배를 끊고 싶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도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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