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리핀 겨울방학 영어캠프 참가기

매일신문사는 지난 달 3일부터 4주 동안 필리핀 마닐라 인근 딸락 시내 영어 연수 전문 교육기관인 MMBS(Man to Man Boarding School)에서 겨울방학 영어 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최고의 시설에서 맞춤식 영어 수업과 함께 주말 액티비티, 시설 내 골프 강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지역 단위 영어 캠프로는 보기 드물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학 영어 캠프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점을 살펴야 할지 도움이 되도록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의 참가기를 소개한다.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추억

평소에 어학연수 가고 싶다고 자주 말하던 나에게 부모님께서 매일신문에 조그맣게 난 '필리핀 어학연수' 모집 공고를 보여주셨다. 캐나다, 호주, 영국 같은 나라를 꿈꾸고 있었던 터라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로 가서 영어를 좀 더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인터넷에서 상세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현지인과 1:1, 그룹수업, 골프, 수영 수업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기숙사, 식사 등 여러 시설들도 좋아서 신청하게 되었다.

드디어 필리핀에 갔다. 첫날부터 새벽 6시 30분쯤 깼다. 레벨 테스트부터 필리피노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흥미로웠다. 필리핀에서 생활하면 할수록 느낀 거지만, 시설도 정말 좋았고 그곳 선생님들도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좋은 분들이셨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점은 평소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간단한 대화는 저절로 영어로 하게 되었고, 영어가 어렵게 생각되지도 않았으며, 프리토킹이 가능해졌다.

기숙사에 있는 동안 필리핀 친구들을 사귀었었다. 필리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또한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 필리핀에 한 달 동안 있으면서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문법, 단어 외우기 이런 것보다는 영어를 접하고 부담 갖지 않고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을 때마다 수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기숙사 시설도 좋고 서비스 또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주말마다 activity도 가졌었다. 바기오, 필리핀 고아원 방문, 폰타나 워터파크, 수빅, 딸락 시내관광, 마닐라에 쇼핑하러 갔었고 필리핀 전통 대나무로 만든 보트도 타러 갔었다. 필리핀에 있는 동안의 모든 것이 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필리핀에서 사귄 친구가 오늘 아침에 전화를 걸어 왔다. 그 기쁨을 말로 다할 수 없다. 너무 좋은 여행이었고 진짜 값진, 나의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권민지(대구동중 2년)

▶알찬 수업 시간

필리핀에서의 첫 수업은 문법 위주였다. 첫 수업이라서 그런지 혹시나 내가 하는 영어가 어순이 맞지 않아서 선생님이 이해를 못 할까봐 두려운 마음에 선생님의 질문에도 간단한 대답만 하고는 묵묵히 첫 수업을 마쳤다. 둘째 수업은 발음 수업이었다. 이 수업은 발음을 더욱 더 정확하게 만들고 내가 헷갈려하는 발음을 지적해주는 수업이었다. 선생님을 열심히 따라 해서 그런지 이 수업은 첫 수업과 달리 한층 더 자신감이 생겨 수업에 열중할 수 있었다.

셋째 수업은 나에 대해서 말하는 수업이었다. 둘째 시간에 자신감을 얻어 내가 먼저 선생님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자, 선생님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시며, 우리들에게 영어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 주셨다. 그래서 우리들은 외국인 선생님들과 편하고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넷째 수업은 1:1 수업이었다. 선생님과의 1:1 수업이라서 그런지 많이 수줍었지만,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로 나는 계속 질문하고 무엇이든지 하려고 노력했다. 그 모습이 좋았던지 선생님도 직접 문제를 만들어 오시고 필리핀의 문화적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다. 그러면서 나도 우리나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점점 선생님과의 친근감으로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수업은 골프 수업이었다. 골프 선생님께서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주시며, 우리가 자세를 취하는 동안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확실히 고쳐주셨다. 또한 우리가 잘 쳤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렇게 나는 하루에 5개의 수업을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들었다. 수업을 하면서도 각자 다른 자유시간이 있었는데 수영, 탁구, 당구 그리고 농구 등 여러 가지 여가활동으로 할 것이 많았다. 또한 주말에는 직접 현지인들 속에 섞여 영어로 대화하며 쇼핑도 하고, 필리핀의 유명한 명소와 유적지 등 고아원을 방문하며 알찬 주말을 보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적응을 하고 나니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갔다. 필리핀을 떠날 쯤에는 며칠만이라도 더 있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김주리(성지중 1년)

▶착한 필리핀 사람들

필리핀 생활은 참으로 새로웠다.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 다른 음식과 문화, 그리고 다른 수업….

첫 수업 날에는 선생님들 얼굴도 보게 되고 얘기도 나누면서 즐겁게 시간이 다 갔다. 힘들 줄 알았는데 수업은 정말 재미있었다. 선생님들도 정말 좋은 분 같았다. 교재도 수업방식도 우리나라의 스파르타식 학원과는 전혀 달랐다. 쉬는 시간에는 다른 필리핀 선생님들이랑 대화도 하고 과자도 먹고 탁구도 치고 당구 치는 것도 구경했다.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어느 때고 있어서 정말 좋았다. 급식도 좋았지만 간식으로 나오는 필리핀 과일도. 필리핀 과자들도 참 맛있었다.

우리는 주말마다 여행을 했다. 수빅에 갔을 때 돌고래와 고래쇼 그리고 바다사자쇼가 인상에 남았다. 바기오에 갔을 때는 필리핀에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볼 수 있어 좋았다. 필리핀 꼬마들이 놀고 있어서 말도 걸어보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30분도 같이 있지 않았지만 정말 정이 간다. 고아원에 갔을 때는 필리핀 아이들이 솔직히 무서워 보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준비한 춤과 노래를 열심히 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좋았다. 우리를 정말 좋아해 주었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떠날 때까지 아이들은 손을 흔들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하나같이 착하다. 그리고 정이 많다. 아니 정이 간다.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가버린다는 생각에 슬프고 섭섭하고 아쉬웠다. 한 달 동안 선생님들과 많은 추억도 남기고 정말 행복했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물어보기도 하고 과자를 사주기도 하셨다. 우리나라에 대해 소개하고 필리핀에 대해 듣는 시간은 정말 흥미로웠다.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정말 슬펐다. 엄마아빠도 보고 싶고 한국에 있을 친구들도 보고 싶어 빨리 돌아가고 싶었지만 필리핀에 더 있고 싶었다. 여기서 많은 걸 배운 것 같고 느낀 것도 참 많은 것 같다.

이진희(동부중 1년)

▶겨울속의 여름학교

1월3일 비행기. 내 마음은 설레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들었다. 두 가지 마음을 품고 비행기는 필리핀의 마닐라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4시쯤이었다. 피곤한 나머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바로 잠이 들었다.

처음에는 번거로운 점이 많아 힘이 들었다. 일주일쯤 지나자 다른 모르는 선생님들도 만나고 여기서 공부하는 대학생 형, 누나들, 또래 친구들과 동생들도 만나서 놀고 이야기도 해보고 하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듯 했다.

여기서는 나쁜 것 보다 좋은 것이 훨씬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선생님들이 내가 하는 이야기를 무시하거나 건성으로 듣지 않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면서 대화를 지속해나간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꼭 같은 팀이 아니더라도 쉬는 시간에 언제나 자기또래의 친구, 그리고 대학생 형, 누나들과도 대화할 수 있었다.

빼놓을 수 없는 일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밖으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다. 여러 곳을 가보았지만 마닐라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SM몰, 그곳에는 패스트 푸드점, 사소한 가게들부터 나이키 같은 유명 메이커 매장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넓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을 그리워하면서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한 번 더 마음에 새길 수 있었던 점은 필리핀에서 얻은 영어실력보다 더 값진 교훈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

다시 빡빡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필리핀에서의 이번 겨울방학은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이 많은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준 절대로 못 잊을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새삼 느낀다.

이창훈(범일초 6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