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 훼손 가중 주범은 어정쩡한 대응

등산로 관리 부실로 인한 대구 앞산 毁損(훼손) 문제가 거듭거듭 걱정을 부르고 있다. 벌써 십수 년 째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나빠져만 간다는 것이다. 대구 經實聯(경실련)이 근래 조사했더니 西斜面(서사면) 한 등산로 구간에서만도 30여 개의 새 샛길이 확인됐을 정도라고 했다.

끈질긴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무래도 문제를 대하는 당국의 태도가 안일했던 탓일 듯하다. 이 사안의 출발점은 샛길의 증가이지만, 관리 당국은 지금까지 그렇게 만드는 등산객만 탓하기 일쑤였고, 그러다 보니 내놓는 대책이래야 등산객 협조를 당부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앞산 훼손은 그런 정도의 인식으로 극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믿는다. 샛길은 사람이 모여드는 어느 名山(명산)에나 생기게 마련이며, 그건 사람이 가진 好奇心(호기심)이라는 본질적 특성 탓에 초래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을 현실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제대로 된 대책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앞산 훼손은 등산객 과다로 인한 불가항력적 현실이어서 뾰족한 다른 대책을 찾기 힘들다는 투로 대처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사안이다. 등산객에게 호소나 하고 있어서는 백년하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리적 봉쇄 등 다른 대책을 강구하고, 필요한 등산로에는 나무 계단을 시설하는 등 흙 보전 작업을 해야 할 터이다. 인접 샛길들 사이에 주기적으로 통행로 역할을 교대시켜 모든 등산로의 자연생태 회복을 도모하는 일도 기대한다. 팔공산만 해도 이미 행하고 있는 일이지 않은가. 경실련이 '앞산 保全(보전) 기원제'까지 올리고 '샛길 제로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을 관리 당국은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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