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로 떠나기 전 전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구 지역에는 눈발이 흩날리는 것으로 끝이나 출발에는 지장이 없다.
우리집 아이들은 쌍둥이다. 작은 아이는 작년에 대학에 바로 입학하였지만, 큰 아이는 재수끝에 올 해 입학이 결정되었다. 2년간 고생한 큰 아들과 둘째 아들, 그리고 아내 등 가족 4명이 함께 마카오로 출발한다.
처음으로 가족이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며칠 전부터 들뜬 마음으로 아이들과 인터넷에서 발췌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마카오에 도착 후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 여장을 풀고 가까운 곳부터 지도를 들고 걸어서 답사를 시작한다. 역시 만만치가 않다.
대학에서 교양으로 배운 중국어 실력은 광동어를 쓰는 마카오 사람들에게는 통하지가 않았다. 그나마 아이들이 구사한 영어가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
26년간 총독 주방을 지킨 주방장이 있다는 플라토 레스토랑 예약은 호텔 카운터에 있는 종업원의 도움으로 할 수 있었다. 야외식탁에서 와인을 곁들인 만찬을 즐긴다.
현지 기온은 섭씨 15도 정도로 약간 쌀쌀하지만 한국의 겨울 날씨보다는 한결 포근하게 다가온다.
세나도광장을 비롯해 몬테요새, 마카오박물관, 성바울성당, 관음당과 마카오 그랑프리 박물관, 와인박물관, 마카오 타워 등을 차례대로 둘러본다. 그랑프리 박물관에서는 직접 아이들과 함께 게임 경주차를 몰며 즐겨운 한 때를 보냈고 같은 건물 내에 있는 와인 박물관에서는 직접 와인 시음도 했다.
관음당은 산이 가로막혀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는데 "관음 TEMPLE"이라고 말하였더니 알아듣지 못해 알고있는 중국어와 영어를 총동원하였지만 허사였다. 화가난 택시 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막무가내로 내리라는 것이다. 고심 끝에 가방에 있는 관음당 사진을 꺼내어 보여주고서야 비로소 관음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중에 관음의 발음을 알아보니 "쿤람(KUN LAM)" 이었다. 관음당에서 특이하게 느낀 점은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가 18나한상 중의 하나로 신격화되어 있는 것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음식도 조금은 맞지 않지만 아이들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하루종일 걷는동안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수험생을 둔 집안에서 흔히 느낄 수 있었던 대화의 단절과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랑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 이번 여행의 최대 성과였다.
사공원 (독자·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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