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성장하고 늙어가면서 움직이는 양상이 달라진다. 계몽주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10대는 과자, 20대는 연인, 30대는 쾌락, 40대는 야심, 50대는 탐욕에 움직인다'고 했다. 智慧(지혜)의 열매는 일시적인 격정인 '파토스의 불길'이 다 가라앉은 노년기에 이르러서야 열린다고도 했다. 孔子(공자) 역시 삶의 지혜가 보이려면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도 귀가 순해지는 耳順(이순, 60세)이 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루소의 말에 따르면, 초'중'고 시절인 10대엔 과자로 상징되듯이 먹고 마시는 기본 욕구 충족이 가장 먼저다. 이 때문에 10대엔 이런 충동들을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非行(비행)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의 비행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지 오래다. 심지어 집단따돌림(왕따)이나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학교를 그만두거나 遺書(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일마저 벌어지기도 하지 않았던가.
○…정부가 학교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상대 학생에게 피해를 입힌 학생 본인은 물론 부모를 상대로 특별교육을 받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모양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어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업무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한 학생의 가정에서 자식을 善導(선도)할 수 있도록 법무부와 함께 관련 법령을 개정할 움직임이다.
○…게다가 특별교육을 거부할 경우 학부모를 처벌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건 그간 학교 폭력이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 제도가 아니더라도 지난해 전국 시도 교육청별로 운영되는 593개 선도교육기관에서 학교 폭력 加害者(가해자)로 분류돼 특별교육을 받은 학생만도 3천8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숨겨진 경우를 떠올리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게 뻔하지 않은가.
○…그간 수없이 학교 폭력의 위험성이 제기됐고, 대책들도 나왔다. 그럼에도 '쉬쉬'하거나 미온적인 대응으로 갈수록 凶暴化(흉포화)'조직화'상습화돼 왔다. 가해 학생 연령이 낮아지고, 여학생 폭력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건 일차적으로 해당 학생 문제지만, 어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이번 방안이 피해'가해 학생 사이, 학부모 사이, 학교'학부모 사이의 갈등에 靑信號(청신호)이길 기대한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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