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로야구, 특히 삼성 라이온즈에 빠져든 과정은 남다르다. 2003년 위암 수술을 받았고 다음해인 2004년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다가 한국시리즈를 보게 되면서 야구에 매료되었다. 2005년엔 삼성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했는데 어느 순간 몸에서 암세포도 사라졌다. 아직 100% 완쾌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생활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삼성 야구가 큰 힘이 됐다고 믿는다. 지난해에 이어 2월1일부터 5일까지 삼성의 괌 전지훈련장 방문 행사에 두번째로 참여해 현지에서 보는 선수들의 모습은 내게 또다른 느낌을 주었다.
▶3연패 달성을 위한 구슬땀=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후라 훈련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훈련장의 분위기는 내 예상과 달랐다. 모든 선수들이 3연패 위업 달성을 위해 힘찬 함성을 토해내고 있었다.
오전에는 기술훈련. 타석에서는 조계현 코치가 던지는 공을 김대익이 시원한 장타로 연결하고 있었다. 올해는 시원한 안타와 홈런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투수 연습장에선 선동열 감독의 지도 아래 투수들이 공을 던졌다. 오승환과 권오준, 윤성환 등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투구 동작을 세심하게 살피며 지도하는 선 감독의 모습과 진지하게 배우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숙연함 마저 느껴졌다. 배영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간에도 선수들은 대기조와 특별타격훈련조로 나누어 연습을 계속했다. 특타 훈련이 끝난 박정환과 악수를 나누는데 손에 굳은살이 박혀 곰 발바닥 같았고 강명구의 손도 반창고 투성이였다. 보조구장에선 투수들의 야간 훈련도 계속됐다.
▶힘들어도 팬에겐 미소, 진갑용 선수를 만나다=찌는 듯한 더위와 혹독한 훈련 속에서도 선수들은 우리에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선 감독부터 모든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했다. 인간적인 맛이 나는 다정함에 여행의 피로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난 진갑용 팬클럽 회장으로 회원 2명과 함께 참가했는데 팬클럽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물론 진갑용도 무척 반가워했다. 작년 12월에 정기 모임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는 그는 그때와 달리 살도 많이 빠졌고 피부도 까맣게 타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재 모든 선수들이 긴장감 속에 경쟁심을 갖고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고 했다.
▶삼성 야구에서 용기를 얻는다=혹독한 훈련을 지켜보면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삼성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전지훈련을 보면서 나 자신에 대한 전지훈련도 같이 했다.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듯 나 또한 병마와 싸워서 언젠가는 이겨낼 것이다. 이러한 힘을 실어준 삼성 선수들에게 항상 곁에서 큰 박수와 응원으로 보답할 것이다. 권태열(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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