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개운해.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어. 1년 묵은 때가 쭉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요."
예천 풍양면에 위치한 복지시설 '연꽃마을'에서 생활하는 이삼철(84) 할아버지는 8일 오전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소속 자원봉사단으로부터 목욕 봉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운차게 등을 밀어주는 군인들의 손끝에서 젊음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이야기 상대가 돼 준 군인들이 고마웠다.
"설을 앞두고 정말 시원한 목욕을 했다."며 "손자 같은 군인들을 대하니 한층 젊어진 느낌"이라고 연방 즐거워했다.
이날 행사는 목욕시설과 도우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연꽃마을이 설을 맞아 16전투비행단에 목욕 도움을 요청해 성사된 것. 신병 52명으로 구성된 16전투비행단 자원봉사단은 이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23명과 홀몸노인 12명 등 30여 명을 부대 인근 목욕탕으로 초청, 몸을 씻어주면서 이야기 상대가 되었다.
목욕봉사에 참여한 박윤우(20) 이병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목욕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마워하는 그분들의 환한 얼굴을 보니 힘든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봉사단은 목욕 도우미 봉사가 끝난 후 마을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다.
연꽃마을 이동락 사무국장(46)은 "힘센 남자 복지사 수가 부족해 목욕 등의 일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봉사단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깨끗해진 얼굴로 행복해 하는 원생들을 보니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노태열(46) 주임원사는 "연꽃마을에 대해 목욕 봉사 외에도 식사지원과 청소 등의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다."며 "앞으로 부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봉사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예천·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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