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탈당파 의원의 반성, 진심인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6, 7일 이틀에 걸쳐 반성을 쏟아냈다. 6일에는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참회하고 반성하겠다."고 했고 7일에는 천정배 우윤근 이계안 이종걸 정성호 제종길 최재천 의원 등이 "민생이 불안하고 미래 성장동력도 찾지 못한 가운에 위기를 극복할 비전과 정책을 만들지 못해 책임을 통감하고 거듭 사죄드린다."고 고해성사를 했다.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의원들의 반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책적 실수나 정치적 패착이 있을 때마다 잘못을 빌었다. 그리고 '앞으로 잘 할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바랐다.

탈당 사태가 있기 전 지난 5·31 지방선거와 각종 재·보궐 선거에서 연패하자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민과 뜻을 같이하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도입한 기간당원제를 끝내 폐지할 때도, 각종 개혁입법을 처리하지 못했을 때도, 지지자들이 받은 첫 메시지는 역시 "죄송하다."였다. 당과 대선후보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마찬가지였고, 정부와 정책대립을 보일 때도 "죄송하다."고 했다.

거듭된 '죄송함'을 보였는데도 현재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의석수 10분의 1에 불과한 민주당을 넘지 못하고, 탈당파 의원들을 지지하는 당원도 소수에 불과한 이유는 뭘까?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같이 국민들이 이제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열린우리당이 "죄송하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칭찬을 받은 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 40여 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목숨 걸고 탄핵안 가결을 막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해 결국 이듬해 총선에서는 원내 과반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사과는 자주 하면 약발이 떨어진다. 두 번 하면 신뢰가 떨어지고, 세 번 하면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민생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지금 이들의 용서를 들어줄 '여유'가 있는 국민도 없을 것 같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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