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벽화에서 만화까지/ 랜슬롯 호그벤 지음·김지운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인류 역사는 곧 커뮤니케이션 역사다."
한 커뮤니케이션 학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인류 역사에서 경제 복지와 민주 정치와 함께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통의 추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문화 인류학이나 고고학, 경제학, 정치학 등 다양한 인문분야 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역사는 어떻게 전개돼 왔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류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위해 어떤 방법을 만들어 냈을까?
커뮤니케이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삶과 문화 변천을 한눈에 살펴보겠다. 책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인류 문화사를 살펴보고 있다. 1937년 출간한 '백만 인을 위한 수학'으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지은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제2언어 '인터글로사(interglossa)'의 창안자로도 명성이 높다. 수학, 언어학뿐만이 아니라 지은이가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천문학, 수리학, 생물유전학, 고고학, 종교학, 물리·화학,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등 학문적 '학제성(interdisciplinary)'을 띠고 있다.
이런 지은이의 학제적 지식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은 '백만 인을 위한 문화(역사) 교양서'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서장에서 시작하는 '인류의 진화'에 대한 설명과 '커뮤니케이션사 연대기 개황' 정리로부터, '남여성, 문장(文章), 서명', '토템, 천문, 그리고 달력', '알파벳(문자)의 등장과 읽고 쓰기' 등을 이어 인쇄나 예술, 회화, 연재만화는 물론 사진, 영화, 텔레비전까지 인류가 개발해 낸 모든 문화적인 요소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인류의 진화와 문화 발전을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바라보지만, 고고학이나 천문학, 종교학, 수리학, 생물유전학, 언어학 및 커뮤니케이션학 등 다양한 학문적 시각에서 접근해 폭넓고 적절한 깊이의 내용으로 다루고 있어 인문 교양으로서의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원제(동굴 벽화에서 만화까지: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만화경)나 번역 부제(그림으로 읽는 커뮤니케이션사)에서 엿볼 수 있듯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삽화이다.
"인간은 말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오늘날 우리들이 알고 있듯이 인간은 또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쓴 내용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에서부터 미국의 연재 만화 등 구하기 쉽지 않은 128점의 그림, 사진, 만화 컷, 삽화 및 도표가 삽입돼 읽는이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높이고 있다.
수많은 인명과 인용, 생소한 단어가 낯설기는 해도 인류 문화의 발전사를 손쉽게 살펴보는데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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