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지 기상청도 예보 때문에 진땀을 뺐다고 한다. 기상이변이니 지구온난화니 하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올 겨울을 보내면서 실감이 난다. 추운 겨울이건 따뜻한 겨울이건 간에 겨울은 지나가는 듯하고 이제 곧 봄이 다가올 것이다.
지구 반대편 남미는 이미 여름 축제가 한창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머잖아 많은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역시 축제는 활력과 기운이 넘치는 신명을 전한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더라도 축제 앞에서는 잠시 접어두고 함께 즐기면서 재충전을 하는 것이 아마도 축제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축제의 신명을 한층 더해주는 요소가 음악일 것이다. 특히 축제가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대변한다고 할 때 그 축제에 더해지는 음악 또한 지역민들의 기호와 지역 음악인의 음악적 선호도가 잘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독일의 작은 시장에서 열리는 축제가 온통 바흐(Bach)의 음악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 실내악단, 아카펠라 그룹, 재즈밴드가 고르게 연주를 펼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축제를 완성도 있게 펼쳐 가는 지역민들의 노력이 해를 거듭하면서 축제의 규모와 관계없이 세계인들을 축제로 초대하는 모습에 적지 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의 축제는 아무래도 규모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증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지역의 음악적 특성과 지역민들의 선호도, 지역이 지향해야하는 문화적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의 성과에 급급한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한해 한해의 성과가 앞으로 축제를 지속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성과가 과연 지역의 문화발전에 순기능을 하고 있는가라는 고민을 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지역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거의 모든 대학에 문화예술관련 학과가 있고 한 해 배출되는 인력 또한 상당하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문화적 힘으로 결집시키는 노력은 미약하다. 지역의 축제 프로그램을 고민할 때 앞으로 이 부분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의 젊고 생기넘치는 문화적 에너지를 도시의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지원 등이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고, 그야말로 문화예술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백진우 대구예술대 교수·애플재즈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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