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박찬호(34·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뉴요커가 된다. 9일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박찬호는 6선발 투수로 뛰어달라는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뿌리치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강팀 뉴욕 메츠와 1년간 60만 달러(약 5억6천만 원), 옵션을 포함하면 300만 달러(약 28억 원)에 계약키로 합의했다.
메츠는 1962년 창단 후 꼴찌에서 맴돌다 1969년, 1986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해 '어메이징 메츠(Amazing Mets)'라는 별명을 가진 팀이다.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과 구대성(39·한화 이글스)이 뛴 적도 있다. 2000년 '지하철시리즈(Subway Series)'로 불린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때 1승4패로 졌고 지난해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져 아깝게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현재 메츠는 카를로스 벨트란(116타점, 41홈런), 카를로스 델가도(38홈런, 114타점), 데이빗 라이트(타율 0.311, 26홈런, 116타점) 등이 버틴 강력한 타선, 통산 324세이브의 특급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3승2패, 40세이브, 방어율 2.24)를 축으로 한 강한 불펜(메이저리그 전체 피안타율 1위, 평균 자책점 2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은 메츠의 약점.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어깨 수술로 전반기 출장이 어려운 데다 노장 톰 글래빈(41), 올란도 에르난데스(38) 외엔 확실한 선발이 없다. 꾸준한 글래빈(15승7패, 방어율 3.82)은 올해도 제몫을 하겠지만 에르난데스(11승11패, 방어율 4.66)는 부상이 잦아 불안한 구석이 있다. 뒤를 받칠 존 메인(6승5패, 방어율 3.60), 올리버 페레스(3승13패, 방어율 6.55)도 든든하진 못하다.
때문에 메츠는 FA 선발 투수 최대어 제이슨 슈미트, 배리 지토 중 하나를 잡으려 했던 것.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밀려 둘 다 놓친 메츠는 고심하다 결국 박찬호를 선택했다. 일단 박찬호는 필립 험버, 마이클 펠프리 등 신진 투수들과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전망. 그러나 경험이나 현재 구위로 볼 때 3선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박찬호로선 마르티네스가 돌아오기 전에 선발 자리를 확고히 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츠는 당초 박찬호가 원하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은 아니나 홈구장인 셰이 스타디움이 투수에 유리한 구장이라 평가받는 데다 LA 못지않게 응원해줄 우리 교포들이 많이 사는 뉴욕 팀이어서 유리한 면이 있다. 타격이 더 강한 아메리칸리그를 피했다는 것도 장점. LA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는 포수 폴 로두카, 외야수 션 그린도 뛰고 있는 메츠에서 박찬호가 다시 한번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