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도움으로 5년을 이어올 수 있었어요. 아마 봉사 뒤에 느끼는 뿌듯한 마음 때문인 것 같네요."
정귀자(50·여·가명) 씨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아침이면 십년지기 친구 10명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보육원에 갖다 줄 햄버거와 피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다. 정 씨는 5년째 서구의 한 보육원 아이들에게 '특별 만찬'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학부모 모임을 꾸리고 있는 정 씨는 현재 매달 2만 원의 회비를 걷어 120명의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식사 제공과 함께 목욕비를 제공하고 있다.
가사노동과 자녀의 교육 등 집안의 대소사에 관심을 쏟는다고 사회봉사활동에 소극적이었던 40, 5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운동 등 각종 취미생활을 통해 알게 된 주부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박진순(가명·53·여) 씨는 매주 토요일 등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장애인보호시설을 방문, 목욕 봉사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의 뜻을 함께 한 회원 10여 명이 모여 동사무소의 사회복지과를 찾아가 봉사단체를 소개받으면서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박 씨는 "자원 봉사를 통해 오히려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일상의 지루함도 함께 날려버린다."며 "봉사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대부분 또 다시 지원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 대구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2006년 대구시에 등록돼 있는 자원봉사자 중 주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45.5%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 50대의 '주부군단'들이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면서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단체' 등록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지난해부터 종합관리시스템을 이용, 봉사단체와 사회복지법인 기관들을 조사한 결과 2005년 1천225개였던 단체들이 지난해엔 1천896개로 64.6%나 늘어난 것. 최유미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국장은 "연령대가 높거나 음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의 단체가 전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자원봉사를 하는 단체는 이것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귀자 씨와 박진순 씨는 "큰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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