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에서 나오는 빈 양주병 상당수가 회수되지 않은 채 가짜 양주로 재생산되고 있다. 유흥주점 등에는 빈 양주병을 사겠다는 연락이 끊이질 않아 이들 빈 병이 가짜 양주 제조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엄청난 수의 양주병이 매일 쏟아지고 있지만 각 구청의 위탁 수거업체를 통해 수집되는 빈 양주병은 거의 없다.
실제 대구 시내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바 등 양주를 많이 취급하는 업소에는 양주 빈 병당 1천~5천 원씩 주겠다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다. 하루 20병이 넘는 양주를 소비하는 대구 수성구 A룸살롱 업주는 "평소 재활용 포대에 빈 병을 넣어 수거업체에 내놓고 있지만 빈 양주 1병당 5천 원에 팔라는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했다. 하루 평균 10여 개 이상의 빈 양주병이 나온다는 수성구 B칵테일바 업주도 "웃돈을 줄 테니 빈 병을 넘기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위탁수거업체 H자원 관계자는 "수성구와 동구, 북구 등지에서 하루 평균 10t 가량 빈 병이 수거되지만 대부분 1회용 음료수 병일 뿐 양주병이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수거된 빈 양주병이 가짜 양주 제조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위탁 수거업체에서 양주병을 수거할 경우 선별 작업을 거쳐 파유리로 녹여 재활용되지만 이들 조직에 넘어갈 경우 세척 작업을 거쳐 가짜 양주로 다시 만들어진다 것이다. 실제 대형마트나 소매점에서 찾기가 어렵고, 거의 팔리지 않는 저급 양주인 C제품의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에서만 1만 3천440ℓ가 팔려나갔다. 700㎖ 짜리 큰 병으로 계산할 경우 1만 9천200 병 정도가 팔려나간 셈. 전국적으로는 C제품과 또다른 저급양주인 D제품이 각각 24만ℓ와 34만ℓ나 팔려 가짜 양주 원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 배출되는 빈 양주병 중 상당수가 가짜 양주 공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빈 병 수거와 제조, 판매가 워낙 점조직 형태로 이뤄져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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