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서오이소! 2007 경북 방문의 해] 군위·영천 주머니 Tip

▶ 군위 제2석굴암

1927년 11월 어느날 한밤마을에 사는 최두환이라는 사람이 마을 앞 돌산 꼭대기에 밧줄을 매고 절벽을 타고 내려갔다. 깎아지른 절벽 50여m 아래서 그는 굴을 발견했다. 평소 새들이 드나들던 곳이지만, 신심이 깊은 그는 '그곳에 부처님이 계시리라.' 믿고서 목숨 건 탐험을 한 것.

칡덩쿨이며 나무를 쳐내자 수백 년 막아온 석굴 입구가 열렸다. 그 뒤에서 부처 세 분이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가 곧 경주 석굴암보다 1세기 이상 앞선, 석굴 신앙의 모태요 신라에 불교를 전한 고구려 아도화상이 숨어 수도전법하던 도량인 군위 삼존석굴이다.

석굴은 발견 이후에도 묻혀 있다가, 1962년 당시 문화재위원이던 황수영 박사의 귀에 소문이 알려져 바로 국보로 지정됐다.

이듬해 박정희 대통령이 "석굴이 발견된 것은 나라의 경사"라며 이곳을 찾았으나 22m 높이의 절벽에 위치한지라 직접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당시 돈으로 3천만 원을 시주해 굴 입구까지 오르는 돌계단, 다리 등을 만들었다고 주지 법등스님이 전한다.

▶ 영천 돌할매

정성만 지극하면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신비의 돌. 무게 10㎏, 직경 25㎝의 계란모양 화강석이다. 확실한 연대는 미상이지만 주민들은 350년 전부터 마을 당산 신돌할머니로 모셔왔다고 한다. 돌할매 앞에서 소원을 빌고서 돌을 들었을 때 돌이 들려 올라오면 염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고, 밑에서 자석이 당기듯이 안들려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1993년부터 전국적으로 알려져 지금도 휴일에는 500~600명 정도 찾는 명소가 됐다.

3년 전에 누가 돌할매를 훔쳐갔으나 멀리 들고 가지 못하고 20m 떨어진 곳에서 찾았다고 한다. 돌은 마을주민들이 위원회를 만들어 공동으로 지키고 있다. 위원회는 한달에 한번 복전함을 열어 관리비용을 제하고 남은 돈은 '돌할매 통장'에 입금, 불우이웃돕기나 행사 찬조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쓴다고.

한편 돌할매가 유명해지자 돌할배가 영천에만 5, 6개 생겨났다고 한다. 돌할매위원회 염교필 위원장은 "우리 돌할매가 잘 났으니까 할배들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인각사=신라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 보각국사 일연이 삼국유사를 이곳에서 탈고했다. 지난해 11월 탁본으로 남아있던 보각국사비를 재현했다. 절 앞엔 학소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옹기나라 도예체험=가족단위나 단체로 도자기를 직접 빚으며 체험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들면 말리고 구워서 집으로 보내준다. 폐교를 개조했으며 교장선생님 사택에 민박(3칸, 1칸에 3만 원)도 가능하다. 054-383-1613.

▶거조암 영산전=은해사에서 신령쪽 8㎞쯤 위치. 원효대사가 창건한 뒤 법화화상이 영산전을 건립하고 오백나한을 모셔 영험한 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526개 나한상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 고려시대 목조건축물로 국보 14호. 무료 입장.

▶시안미술관=상설 테마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와 야외광장, 아트숍, 레스토랑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이다. 보현산 자락 6천 평이 넘는 부지에 예쁜 건물과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 4월까지 특별기획전 'SPACE PROJECT'가 열리고 있으며 경북방문의 해 맞춤 기획과 체험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특히 미술관 3층 테라스(하늘공원)에선 보현산 별빛을 눈에 담아갈 수 있다고. 054-338-9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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