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학생들은 4지선다형이나 5지선다형의 문제에 길들여져 고르기는 잘 할 수 있으나 주관식으로 된 문제에 약한 것이 단점이다. 고학년이 될수록 이 같은 문제점은 더욱 심각해진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생각을 가지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4개 혹은 5개 중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공부에 치중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복잡한 문제들을 피해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의 수량적인 관계를 찾아내 식으로 표시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가는 사고가 충분히 단련되어 있지 않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의 사진 두 개를 주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대개 "저 나무는 크다." 혹은 "저 나무가 작다."라고 말한다. 참으로 애매모호한 말이다. 보통 "크다"라고 말하는 것은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큰지 감이 잡히지 않는 말이 된다. 물론 "저 나무는 이 나무보다는 크다."라고 한다면 극히 제한적인 비교라고 해도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나아가 학생들에게 "저 나무는 이 나무보다도 65㎝ 정도 더 크다."라고 정량적으로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해 주어야 한다.
과학에서 사용되는 문장은 극히 간결하기 때문에 수량적인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학생이 정량적인 수를 잘 모르면 '생활의 수'로 바꾸어 생각하게 해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용돈, 연필의 수, 딱지의 수 등으로 바꾸어 생각하게 하면 수업도 훨씬 스스럼없는 분위기가 되기 때문에 사고도 자유롭게 된다.
자연적인 법칙을 자기 주위의 친근한 물체에 비유하여 머리에서 수적인 조작을 하는 것도 일상생활 속의 것으로 바꾸어 두는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이다. 또 요즘 학생들은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관찰한 사실을 정량적인 만화로 나타내 보는 것은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TV를 보면 로켓이 발사되는 그림 다음에 유성 무리가 어둠 속에서 쉬익 흘러가는 그림이 나타난다. 이어서 조종석의 메타의 바늘이 흔들리고 있는 장면이 크게 나타난다. 이 정도만 보면 학생들은 한 마디의 설명이 없어도 로켓이 유성을 피하면서 지구의 인력권을 벗어나려고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한다. 관찰한 내용을 그림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을 도입하면서 학생 스스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창조의 밑거름이 된다.
강인구(상주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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