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한 그릇 먹었으니 성민이가 다섯 살 되었네. 씩씩해져야지"
"나는 떡국 안 먹고 싶다. 늙는 게 싫어"
설날을 맞이하는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하여도 세배와 덕담, 세뱃돈을 받는 즐거움, 차례, 떡국을 먹으며 나누는 많은 이야기가 우리들 설날의 모습이다. 10시간이 넘게 막히는 차 안에서의 힘듦보다는 고향 간다는 가슴 벅참이 크고, 경제가 힘들다 하여도 설빔을 받는 가족의 모습이 좋아 더욱 정성을 들여 준비하는 마음이 있어 좋은 설날이다.
설날에 대한 그리움은 가족에 대한, 막연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되고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설날에 대한 그리움처럼 우리 국악에 대한 그리움은 얼마나 있을까? 민요 한 가락을 부르며, 산조와 정악 한 가락을 들으며 우린 어떤 그리움을 가질 수 있는가? 대개의 일반인은 그리움보다는 낯설고 어색하며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다. 심지어 촌스럽다, 고리타분하다고 한다. 국악이라고 하면 왜 이런 부정적 생각이 생겨나는 것일까?
고향에 대한 사랑, 설렘이 있는 설날과 달리 국악을 생각하면 가지게 되는 부정적 선입견은 지금 이 땅에 태어나 자라나면서 겪어보지 못한 국악적 경험에 기인한 것일 것이다. 예술로서 국악에 담겨진 아름다움을 느끼기보다는 교육 내용으로서 국악을 접하고 경험하게 된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40대 이상 성인의 경우 학교 교육을 통해 국악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이로 인해 국악은 어렵고 지루하고 촌스러우며 연세 많으신 어른들의 문화로만 여긴다. 이러한 부정적 선입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무슨 대금이나 피리를 배우니? 화려한 플룻이나 바이올린을 배우지"
"피아노만 잘 연주하면 되지"
"국악기 배울 곳도 없으니 학교 앞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 배우자"라는 말로 국악의 싹을 잘라버리는 게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우리가 국악문화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여 국악교육에 그간 소홀이 한 면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국악이 있어야 할 자리를 서양음악에게 내주고 말았다. 심지어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오페라와 뮤지컬과 같은 서양음악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음악 교육에 있어 '내가 국악경험을 해보지 못했고, 서양문화가 주류이니, 우리 아이들도 서양음악만을 배우게 하자' 라고 말해서야 되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설날에 대한 그리움과 같은 국악에 대한 그리움을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하지 못했다면 정해년 새해의 마음을 모아 나의 모습과 다른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며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국악교육의 터전을 만들어 보자. 진정 세계적인 것이 진정 한국적인 것에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는가?
김신표(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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