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동인동에서 돼지국밥집을 하는 Y씨. 그는 가게 내부를 조금 바꿔보고 싶고, 재료도 더 좋은 것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집도 없이 전세로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은행문턱은 백두산보다 높았다. 돈을 빌리기위해 은행문을 두드리는 순간, "담보 없이는 안돼요."라는 차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던 중 아는 사람에게서 "없는 사람에게도 돈을 빌려주는 제도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대구시와 대구신용보증재단의 '대구 희망경제 특별보증'.
용기를 내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신청서를 내자 이틀만에 대구신용보증재단 직원이 찾아왔다.
"이 작은 가게를 보고나면 역시 '안된다'고 하겠지."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답은 거꾸로 돌아왔다. 보증이 가능하고, 대출도 될 거라고.
그는 이후 1주일만에 은행에서 1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가게 운영경비에 보탰다. 무엇보다 주인 얼굴이 밝아지니, 손님들이 좋아했다. 덕분에 장사도 더 잘되고 있다.
밑바닥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9월 시작된 대구시 희망경제 특별보증 사업이 12일 끝났다. 4개월여 만에 당초 목표치 500억 원 보증을 이날 달성한 것.
희망경제 특별보증 사업은 대구시내 영세사업자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업체당 1천만 원 한도내에서 대구신용보증재단이 대출 보증을 서주는 제도. 5천50곳 업체가 이 혜택을 받았다.
당초 "기껏 1천만 원 지원해봐야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는 비아냥도 있었고, 결국 빌려가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잖았지만 4개월여만에 목표치가 달성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자들이 가장 많은(34.7%) 보증혜택을 받았고, 음식숙박업 24.9%, 제조업 13.9% 등이 그 뒤를이었다. 지역별로는 달서구(20.0%), 북구(19.9%), 동구(14.5%), 수성구(12.5%) 순이었다.
박성동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당초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결국 희망경제 특별보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바닥경제에 유입된 500억 원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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