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실이면 李타격 거짓이면 朴충격 '정인봉 딜레마'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검증 공세가 한나라당 후보경선 구도, 나아가 연말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 변호사의 검증공세는 한나라당에서 이 전 시장·박 전 대표 측은 물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고진화 의원 등 다른 대선주자 측까지 검증공방전에 뛰어들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당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듯 한나라당 경선준비위는 13일 회의에서 후보검증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했다. 경선준비위의 김성조 간사는 "당내 분열의 소지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 경선의 시기나 방식 결정에 앞서 검증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에 주력키로 했다."고 전했다.

검증공방전은 또한 연말 대선구도와 관련,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한나라당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의 검증공방전과 관련, 여권 기획설을 제기하고 있는 것과도 맥이 닿아있을 것이다.

정 변호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도덕성 등과) 관련내용을 당의 검증기관에 제출할 것"이라며 "그러나 당 조사결과의 수위가 낮거나 사실이 축소될 경우, 또 3월 말까지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직접 공개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의 주호영 비서실장은 "공개한다, 만다 하면서 사안을 질질 끌어 없는 의혹만 풍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한뒤 "정정당당하게 내용을 공개하라. 흑색선전으로 밝혀지면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 변호사 자료가 어떤 식으로든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개될 경우 이 자료가 신빙성이 있다는 쪽으로 여론이 쏠리면 이 전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면 신빙성에 문제있는 것으로 지적될 경우 박 전 대표에게 거센 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모두 부담을 떠 안을 수 있다. 이 전 시장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임에도 부담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가 쉽잖을 것이고, 박 전 대표도 무책임한 의혹 공세라는 비난여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강구도로 치닫고 있는 한나라당의 경선 판세에 변화를 초래할 여지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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