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평한 배움의 기회 마련"…지자체 '교육 복지' 투자

"풀뿌리 교육 복지의 터전을 닦자!"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낡은 교육 시설을 바꾸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신교육 복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교육청에 맡겨왔던 초·중·고교 재정 지원을 위한 조례를 발의하고, 아동 복지 사업에 교육 개념을 도입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대구 달서구청은 지난달 공립 인문계 고교 7곳과 초·중교 67곳에 '이달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신청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급식시설 신축 및 개보수, 교육정보화, 강당·운동장 등 체육공간 개선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를 구청이 지원하겠다는 것. 노재완 달서구청 평생학습팀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으로 초·중·고 교육 경비 보조에 관한 입법 조례를 발의해 올해부터 사업비를 지원한다."며 "올해는 구세의 3%, 4억 5천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 조례 발의는 지난달 북구청으로 이어졌다. 교육청 재원만으로는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바꿔줄 수 없다는데 공감, 구세의 1, 2% 정도를 교육 지원 사업비로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신교육 복지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수성구는 올해부터 'WE THE 수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9천 500만 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차상위, 모·부자 가정의 자녀 300~600명에게 전문강사의 방과 후 수업을 제공하는 대구 최초의 사업. 다음달부터 지산·범물·황금 3개 동 복지관에 수성 아카데미를 신설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신교육 복지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새 패러다임.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정한 복지와 교육기회를 제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삶의 새 출발을 돕자는 보건복지부의 희망스타트가 대표적이다. 대구에서는 수성구가 전국 16개 시범 자치구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3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됐고, 전담팀을 발족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또 달서구 오는 20일부터 '행복나눔센터'라는 신교육 복지 사업을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중증장애인, 희귀성 난치병 가족 자녀들에게 교육 '멘토'를 지원하는 것. 전담 팀이 이들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아이들 교육 수준을 점검하고, 멘토를 담당할 대학생 봉사단을 연결해 준다.

이와 관련, 대구 지자체 복지 담당들은 "서울,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대구의 지자체들이 돈 가뭄속에서도 교육 복지 재정을 따로 편성하는 추세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며 "그러나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전국 모든 지자체의 교육 복지 수준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차등 지원하는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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