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연휴 한판!)"실컷 웃겨 드릴게"…토종 코미디 영화

코미디 영화들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다. 명절 극장가에서 최고 인기를 얻는 코미디 분야는 올해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설 극장가에 선보이는 코미디 영화들은 조폭 영화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눈여겨볼만 하다. 예년의 조폭 시리즈에 한정됐던 코미디 소재가 한층 다양해진 것. 코미디 흥행불패의 대목을 노리고 임창정·하지원 콤비의 '1번가의 기적', 차태현·이소연의 '복면달호'가 맞붙는다. 신현준·최성국·권오중의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이미 개봉해 순항 중이다. 설 한주 뒤에 개봉할 '마강호텔'은 유일하게 조폭 코미디를 들고 나왔다. 이들 코미디 영화 중 어떤 영화가 진정한 웃음의 승자가 될까.

◇ 1번가의 기적(14일 개봉)

설 극장가에 가장 기대되는 한국 영화. 철거촌의 사람들과 철거 깡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동네에 사는 여자 권투선수 명란(하지원)과 철거를 위해 투입된 깡패 필제(임창정)를 중심축으로 시작한 영화는 철거촌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병든 넝마주이 할아버지를 가장으로 하는 조손(祖孫)가정, 다단계판매를 네트워크 비즈니스로 자기최면하며 신분상승을 꿈꾸는 처녀, 컨테이너 가건물 옥상에서 수시로 뛰어내리는 소년 등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때로는 다큐멘터리처럼 철거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관객들을 판타지로 이끌기도 한다. 극중 명란의 복싱 경기 장면과 토마토 싸움 장면이 압권이다.

◇ 복면달호(14일 개봉)

멜로와 코미디가 결합된 영화. 주인공 봉달호(차태현)는 지방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는 신분이지만 로커를 꿈꾸는 자의식 강한 가수다.

영화는 지방의 나이트 록가수 봉달호가 우연히 트로트 전문 기획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로커의 '폼'을 버리고 트로트의 '필'을 배워야 하는 달호의 고난은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 달호는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것이 부끄러워 복면을 뒤집어쓰고 무대에 오른다. 그런데 그 설정이 관객들에게 먹혀들면서 최고 인기 스타로 급부상한 것. 전국은 달호의 신비주의 컨셉에 환호한다.

이 영화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유난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 '라디오 스타'의 한물 간 로커, 외모 때문에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를 담당했던 주인공을 다룬 '미녀는 괴로워' 등 잇단 음악영화의 성공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마강호텔(15일 개봉)

평생직장일 것 같은 폭력조직에도 구조조정이 있다. 영화는 조직에서 짤린 그들도 생계를 걱정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IMF이후 실직한 조폭들이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어느 날, 조직으로부터 마강호텔의 미수금을 받아 오면 다시 복귀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듣게 된다. 그 후 조폭들은 마강호텔을 점령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하지만 호텔리어들 또한 만만치 않다. 조폭들과 호텔리어들의 싸움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귀공자 이미지로 굳어진 김석훈이 처음으로 조폭역할을 맡아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구태의연한 소재가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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