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실종된 20대 여성이 20일 만에 토막나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성서 경찰서는 결혼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분리, 암매장한 혐의로 현역 직업 군인인 경기도 모사단 김모(32) 중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군부대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쯤 자신의 집에 찾아 온 여자친구 A모(여.28) 씨와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벌이다 폭력을 휘둘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분리해 10여 곳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14일 오전 3시쯤 경기도 고양시 김 씨가 근무하는 부대 부근 야산에서 시신의 일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군 하사관의 소개로 A모 씨와 3년간 사귄 김 씨는 군부대 의무대대에서 12년간 복무해 시신을 쉽게 분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밝혔졌다. 지난달 30일 실종신고를 접수한 성서경찰서는 전담팀을 구성해 지난 11일 김 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지만 알리바이가 뚜렷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13일 오후 김 씨의 집 욕실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반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김 씨를 추궁한 끝에 사건 발생 19일 만에 사건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모 씨 유족들은 김 씨가 빚이 있는 등의 문제로 결혼을 반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 씨는 A모 씨가 피부병 등을 이유로 결혼을 거부했다고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사건에 혼선을 주기 위해 그동안 서울 일대와 전남 광주 등으로 옮겨 다니며 류 씨의 휴대전화로 A모 씨 언니에게 일상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등 지능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며 "결혼 문제를 둘러싼 양측과의 주장이 엇갈리고 직접적인 살해 동기와 사인이 명확하지 않아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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