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동남권 R&D 허브 기회는 왔다

대구·경북지역에 매우 긍정적인 두 가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부산·경남권과의 협력으로 동남권 허브(Hub) 국제공항의 건설과 대구시·경북도간 초광역권 경제통합의 추진이 그것이다.

대구·경북은 우수한 학문적 전통과 많은 문화적 유산을 통해 우리 나라의 정신·문화 수도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 즉 디지털(Digital)시대, 국제화 시대를 맞아 그 역할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 세계가 단일시장화 되어가고 생산과 영업활동이 해외에서 많이 일어나는 변화의 시대에 내륙 도시로서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동남권 허브공항의 건설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하다 하겠다.

1970~80년대 국가계획경제 체제에서 조성된 구미·포항 공업단지와 대구지역 산업은 우리 경제발전의 견인차였다.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지금 산업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잃어 성장동력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는 날로 침체하면서 일자리 부족, 고급 인재의 역외유출 등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미래 과학기술 혁신과 R&D 허브의 구축이 절실하다. 그러면 이를 위한 방향과 비전은 어때야 하나.

첫째, 대구·경북 경제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미공단이나 포항공단을 이어갈 21세기형 지식기반 지역혁신클러스터가 필요하다. 현재 국가과학단지가 대덕 한군데지만 인구 1천300만명, 제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동남권에 R&D특구나 국가과학단지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혁신클러스터 구축은 국가경제 및 기존 산업 첨단화뿐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도 매우 필요한 정책사안이다. 지역혁신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형성되고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성장산업 등 R&D기능을 전담하는 환경 및 연구기관이 필요하고 고급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능과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21세기형 지식기반 지역혁신클러스터가 동남권 R&D 허브기능을 하기위해서는 동남권 전체가 협력·상생할 수 있는 초광역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성공적인 동남권 R&D허브 구축의 핵심 성공요인은 인재양성 및 유치, 특히 과학기술과 산업을 주도할 창조적 미래형 인재양성이라 하겠다. 인재유출을 막고, 역외 우수인재가 U턴토록해 지역산업, 경제, 과학기술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인재의 역외유출은 지역산업 및 기술의 유출로 이어지고, 지역대학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지역 경제 및 사회발전을 위해 초일류 과학기술대학 설립이 절실하다. 영남권은 우수 과학고·영재고가 많지만 지역경제 및 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음 단계의 과학기술대학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은 모순이다.

셋째, 국가 R&D 기능의 효율적 지역 분산이다. 국가 R&D자금의 70%가 대전지역에 투자되고 있지만 대전지역이 국가 총생산 기여하는 것은 고작 2%에 불과하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국가 R&D 역량을 산업현장에 밀착시켜 지역 경제 및 산업을 고도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일본 오이타현의 1촌1품 사례와 같이 농업분야에서도 특산물이 있듯이 지역별 대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성장엔진 창출과 지역을 대표하고 국가전략기술을 선도하는 신성장동력 관련 R&D의 지역분산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과제와 정책지원이 주로 수도권 및 대전 지역에 집중됐다. 이 기조가 지속된다면 신성장 동력사업의 수혜가 수도권에 집중돼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균형발전과 지역과학기술의 진흥, 국가연구개발 자금의 균형적인 기회 부여를 위해 국가혁신체계(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s)를 지역거점으로 분산해야만 한다. 이는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신성장 동력 육성과제의 관리 및 집행 기능을 지역에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지역의 산·학·연 체제구축을 공고히 해 국가의 주요 R&D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기 위한 것.

동남권 허브공항이 글로벌 시대 동남권 경쟁력 제고의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듯 동남권 R&D 허브구축도 향후 동남권 산업의 첨단화와 지속가능한 핵심역량의 기반이 되는 필수요소로 경남권과 대구·경북권의 초광역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규석 대경과기硏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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