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에서 건강하게 서 계신 아버지 모습을 뵙고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성인아' 하고 부르실 것만 같았거든요."
박성인(69.삼성스포츠단 단장)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12일 전화 인터뷰에서 본지 9일자 '1954년 대구...예배당, 선물 받았어요'라는 사진 속에 나오는 선친 故 박세광 목사(1908∼1969년)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사진 오른쪽에 서있는 정장 차림의 박 목사는 대구 계성고를 졸업하고 평양 숭실전문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한 후 평양에서 목회활동을 했다. 1951년 1·4 후퇴때 월남한 선친은 고향인 대구에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는데도 아버지는 쌀과 옷가지를 이웃에게 나눠줬어요. 이때문에 어머니와 말싸움을 한 적도 많았죠."
박 목사는 성실하게 목회 활동을 한 결과 사진에 나오는 서구 원대동 달성예배당 터에 현재의 시온감리교회를 세울수 있었다.
"그당시 제가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솔직히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어린 마음에 집안 살림을 모두 남에게 퍼주는 아버지가 속으로 미워 '어른이 되면 절대 목사는 되지 않아야 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고 했다. 목사가 되면 아버지처럼 가난해야 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해야 하는 줄 알았다는 것.
박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는 요즘에는 오히려 선친의 가르침을 잊지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희 집안 가훈이 뭔지 아세요? '범사(凡事·모든일)에 감사하랍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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