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리닉 에세이] 의사의 직업가치

직업의 가치는 동전처럼 양면을 가진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남에게 보여 지는 것, 그것이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수많은 직업이 새로이 생기고 그 직업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의사라는 직업도 이미 많은 가치의 변화를 가져왔다. 외부적으로는 다소 권위적이었던 의사의 태도가 환자의 권리 요구에 따라 환자 위주로 변화되고 의사의 직업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도 돈의 논리가 주된 평가 자료가 되어 의사 자신이 추구하는 직업의 가치가 손상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의사라면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돈 잘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돼 마음이 상하기도한다. 내부적으로도 과별 가치 변화는 더욱 심각해 보인다. 과거 메이저(Major) 과로 불리던 내과, 외과, 소아과와 산부인과 중 상당수는 전공의 수마저 채우지 못하여 인력난을 가져 온데 비해 소위 비보험이 많은 과의 선호도는 일취월장하는 상황이 현재 의료계의 모습이다. 이제 의사의 직업 가치 중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보람과 명예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고 질병으로 신음하는 환자의 치료가치보다 한명의 미인을 만드는 가치가 더 커져버렸다.

한때 의사의 직업가치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나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참된 가치의 위상 변화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추구하는 것일 것이다. 외부적 평가는 사회에 맡겨 두겠지만 정말 제대로 된 직업가치로 의사라는 직업을 평가받고 싶은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김대훈(미래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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