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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김소영·우란주 3인전 '세 여자의 전통 이야기'

설이다. 평소에는 멀리하던 한복도 입어보고, 세배도 하는 날이다. 현대 사회에서 '전통(傳統)'이란 이렇게 특별한 의례를 뜻한다. 그래서 미술 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전통'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개성적으로 펼쳐내고 있는 3명의 여류 작가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동아쇼핑 미술관(053-251-3502)은 3월 5일까지 김민수·김소영·우란주 작가의 3인전 '세 여자의 傳統 이야기'를 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공통성이 있는 아이러니한 관계성"을 갖고 있다.

서양화가 김민수는 서양화를 통해 민화(民畵) 모티브를 담아낸다. 보석 디자이너 김소영은 동양과 서양의 문양 및 형상을 이미지화해 보석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화가 우란주는 전통 장신구를 모티브로 한 평면 회화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개성을 바탕으로 한 세 작가의 활동이 최근 활발하다. 김민수는 재앙을 막고 복을 빌어주는 민화의 '벽사진경(壁邪進慶)' 특성을 그리고 있다. '생명'·'부(富)'·'벽사'의 색인 붉은 색이 화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원앙·돼지머리·하얀 호랑이 등 복을 주고 나쁜 것을 쫓아내는 상서로운 대상이 담긴다.

김소영은 "전통의 미(美)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價値)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전통미와 여성성을 공예로 표현한다.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한 그의 보석은 그래서 회화성이 느껴진다. 이를 제시하는 방법도 작은 캔버스 위에 회화 작품처럼 하고 있다. 장신구가 하나의 오브제로써 회화를 완성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란주는 옛 규방부인들의 사치 장신구를 회화로 담아냈다. 새카만 한지에 금·은 채색으로 당시 부와 사회적 신분의 척도였던 비녀·떨잠·뒤꽂이 등이 소재가 된다. 백성들의 집 몇 채 값에 해당됐다는 화려한 장신구는 인간의 욕망과 허영 그리고 권력 탐닉이라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세태를 꼬집고 있다. 다양한 전통의 세계를 각자의 시각에 따라 잡아낸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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