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밥쌀용 수입쌀이 들어온다꼬…. 수입쌀이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2005년 가을 같은 쌀 파동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노?"
이달 말 3천500t을 필두로 2006년도분 밥쌀용 수입쌀 3만여t이 올 상반기 내로 국내에 반입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농촌 들녁은 농민들 한숨소리로 가득하다.
더구나 올해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밥쌀용 수입쌀은 지난해 수입량의 4배가량이나 된다.
◆올해 밥쌀용 수입쌀 "쏟아진다"
15일 농림부, 농수산물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2006년도분과 2007년도분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2006년도분은 상반기 안에 들어오며 일정이 다 정해져 있다. 2007년도분은 아직 유동적인데 상반기 국내에 반입되는 2006년도분의 판매상황을 봐가며 8∼9월쯤 결정한다는 게 농림부 방침이다.
2006년도분 밥쌀용 수입쌀 입찰은 지난해 12월 완료됐다. 지난해 공매 실적이 좋았던 중국산과 미국산이 크게 늘어난 반면 판매가 부진했던 태국산 물량은 대폭 줄었다. 호주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수출 여력이 없어 입찰을 포기했으며 호주산 물량은 재입찰을 통해 중국산으로 결정됐다.
1등급과 3등급이 절반씩 수입됐던 2005년도분과는 달리 2006년도분에서는 국내에서 반응이 좋았던 등급의 비율이 높아졌다. 중국산은 1등급과 3등급이 37대 63의 비율로, 미국산은 60대 40의 비율로, 태국산은 전량 1등급만 수입된다. 밥쌀용 외에도 가공용 21만 1천493t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량 3등급으로 상반기 안에 국내에 반입된다.
시기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수입쌀 공매를 가을 수확기 이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정부 의지 때문이다.
◆농민들 "쌀값 하락 걱정 태산"
설도 쇠기 전 밥쌀용 수입쌀이 쏟아져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한 산지 농민들은 벌써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쌀값에 타격을 가해 또다시 2005년 가을 같은 폭락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월 현재 산지 쌀값은 조곡 40kg 기준 5만 원. 2005년 가을 쌀파동 무렵에 비하면 10%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밥쌀용 수입쌀이 풀리는 3월 중순부터는 곤두박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범락 한국양곡가공협회 중앙회장은 "특히 유통업체와 도·소매업체, 대형 급식소 등은 밥쌀용 수입쌀에 대해 가격 장점을 높이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의성 안계농협 윤태성 조합장도 "2월 현재 우리 쌀의 서울과 수도권 등지 판매는 작년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 4배 많은 밥쌀용 수입쌀이 풀릴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 쌀과 모양이 비슷한 중국산 저가미의 국산 둔갑 판매도 문제다.
의성 단북면 의로운쌀 이병훈(41) 작목반장은 "밥쌀용 수입쌀 대부분이 우리 쌀로 둔갑하는 게 더 문제"라면서 "정부는 식당에서의 원산지표시를 법으로 정하고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밥쌀용 수입쌀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적발된 24건 중 23건이 중국산 저가미였다.
군위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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