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을 옆에 두고 죽을 때까지 함께할 겁니다."
최근 3년간 사귄 김모(32) 중사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 당한 A씨(28). 15일 국과수 부검 후 딸의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집에 가져 온 아버지는 "너무 불쌍하고 억울해 이대로 딸을 보낼 수 없다."고 절규했다.
A씨는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막내 딸, 막내 동생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후 10시까지는 집에 들어왔던 막내. 대학 졸업 후 5년간 아버지 공장에서 사무직 일을 도우며 가족의 자랑이 됐다.
생전의 온전한 모습 대신 잔인하게 상한 유해를 마주한 가족들은 오열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모 부대 수류탄 교장 부근의 사체 발굴 현장에서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 난 A씨의 유해는 수류탄 파편처럼 아버지와 언니, 오빠의 가슴팍에 마구 꽂혔다. 경찰은 "수류탄 교장 근처에서만 모두 82개로 분해된 A씨 유해를 발견했다."며 "파묻히고 흩뿌려진 유해를 지켜보며 고통스러워하던 가족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막내를 산산조각낸 김 중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결혼할 사이로만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막내와 결혼할 사이라며 지난해 대구에 내려온 김 씨에게 '또 보자'며 등을 다독거리기까지 했었다. 그런 김 씨와 막내를 죽인 살인자로 재회할 줄이야! 시신 발굴 현장에서 김 씨를 만난 가족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김 씨는 A씨 살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체를 토막내고 매장, 유기한 것은 맞지만 A씨 스스로 약을 먹고 숨졌다는 것. 이와 관련, 경찰은 국과수 부검에서 A씨 뒤통수의 출혈 증상을 발견, 상처 원인을 중심으로 김 씨와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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