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에서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서는 논거가 있어야 한다. 논거는 논리적인 주장을 펴기 위한 일종의 증거물이다. 따라서 논거는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수긍하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출처가 분명해야한다. 뉴스, 책, 통계 등으로 공정성을 담보해야한다. 또 구체적이고 명료한 논거일수록 상대편을 설득하기가 수월하다. 논거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것이라면 상대편이 이해하기 힘들 뿐더러 채점자의 동의를 구하기도 힘들다.
좋은 논거는 주장과의 논리적 연관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연결성이 미흡하면 결국 쓸데없는 사실을 열거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또 논거는 다양할수록 좋다. 논거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편중되지 않게 다각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좋다.
논거는 통상 사실 논거와 소견 논거로 나뉘는데 논술에서는 대개 사실 논거가 동원된다. 소견 논거는 목격자 증언이나 경험자 전언, 전문가나 권위자 의견 등이 제시되지만 주관적인 오류가 개입될 가능성이 많다는 결점이 있다. 반면 사실 논거는 누구나 다 인정할 만한 확고한 사실로서 역사적 사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적절하고 합리적인 논거를 동원하는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신문 사설이나 칼럼 등을 자주 읽으면서 어떠한 논거들이 어떤 관점에서 동원됐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다양한 응용법을 익혀야 한다.
중·고교생의 두발·복장 자율화를 놓고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찬성하는 측은 두발·복장 제한은 명백한 인권 침해며 교육 획일화의 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교내 생활지도의 한 방안이며 단정한 용모는 질서의식 함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중·고교생의 두발과 복장을 자율화 하는 것은 학교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청소년 비행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퍼머나 염색한 머리를 한 학생들이 아무 제한 없이 학교에 나오는 것을 용인하기는 사실상 힘든 일이다. ㉰학생들이 무절제한 성인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을 학교가 나서 막아야 할 일이다. ㉱청소년기 학생의 욕구와 자유를 학교 측이 모두 인정해주면 나중에는 과다한 요구로 감당이 힘들게 된다. ㉲단정한 용모의 학생은 모범생이다. ㉳또 두발과 복장의 제한을 하게 되면 외모에 신경을 덜 쓰게 되므로 공부에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두발과 복장을 자율화하는 것은 곧 비행 청소년을 양산하는 셈이 된다.
논술 TIP
㉮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 등 모두 6개의 다양한 논거들이 동원되었다. 이중 ㉯와 ㉰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타당한 논거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의 경우 반론의 여지를 안고 있어 합리적 근거로 보기 힘들고 ㉲역시 단정한 용모이면 모범생이란 등식으로 수긍키 힘든 논리다. ㉳는 두발과 복장을 제한한다고 공부에만 열중한다는 식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으며 특히 ㉴의 경우 비약이 심한 논거로 합리성을 잃고 있다.
인간들은 쉽게 물질 소유의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해 물질의 풍요를 꿈꾼다. 사람들은 행복의 원천은 부의 축적이라고 생각하며 미래를 위해 현재 생활의 내핍과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는 인간을 행복하게 할까?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행복은 살아가는 목적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삶이 행복이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만큼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며 각 개인들마다 형태를 달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물질적 풍요는 인간을 행복하게 할까? 돈은 행복의 기반을 마련해주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몇 해 전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국민행복도 조사에서 선진국인 일본 독일 등 G7 국가 중 한 나라도 40위권에 들지 못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발표됐다. 놀랍게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제3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이 행복지수의 상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잘사는 나라의 사람들이 더 잘살기 위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분주하고 정신없이 사는 동안 오히려 자신이 원래 추구했던 행복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질의 풍요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며 행복의 결정적 잣대가 될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얼마 전 국내 재벌가 2세의 자살 소식이 발표됐을 때도 많은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이 왜 자살을 했을까?' 하며 궁금해했다. 사람들의 의문의 이면에는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었다. 그러나 재벌 2세의 자살 소식은 돈만으로는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확인시켜준 사건이기도 했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로또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 대부분이 그 많은 돈을 탕진해 알거지로 전락하거나 물질적 탐욕에 빠져 이혼하거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불행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행복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돈이 곧 행복이라면 로또 당첨자들은 다 행복했어야 했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진 경제적 풍요는 로또 당첨자에게 오히려 불행을 자초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그리스 신화 '마이더스의 왕'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돈만을 쫓던 마이더스는 만지는 것은 무엇이든 금으로 변화는 마술에 넋이 빠져 소중한 가치를 잃고 말았다. 황금에 탐닉하다가 나중에는 먹으려는 음식도 금으로 변해 먹을 수 없었고 사랑하는 딸마저 금으로 변해 잃어버리는 슬픔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이 이야기 역시 행복은 돈이나 황금 등 경제적 풍요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행상을 하며 평생을 힘들게 살아온 노인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소식을 우리는 간혹 신문을 통해 접하기도 한다. 또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삶에 감사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생계 유지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삶 속에서도 가족의 사랑으로 행복을 가꾸어 가는 이들이 이 사회에는 많다. 이러한 평범한 사람의 삶속에 묻어있는 행복의 가치는 특별한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행복의 조건은 특정한 규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행복은 한정된 사람이 특정한 조건에서 누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일상의 삶 속에서 마음으로 누리는 것이다. 작은 일에 감사하고 목표를 정한 일에 성취감을 느끼는 삶의 일상이 바로 행복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삶의 조건과 과정에 만족하고 감사하느냐 여부가 행복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힘들고 어려운 역경의 과정일지라도 마음의 평화가 깃든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논술 TIP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 등 5개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중 ㉯는 주장의 핵심을 가장 명확하게 이해시킬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다.
㉰㉱㉲㉳ 역시 행복의 조건에 대한 주장과 연관성을 맺고 있고 합리성과 객관성으로 읽는 사람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근거이다. ㉴는 행복의 정의라는 결론을 앞의 근거를 바탕으로 무리 없이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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