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발! 2008 대학입시)⑦논·구술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인문계열은 2007학년도 21개 대학에서 45개 대학으로, 자연계열은 숙명여대 1개 대학에서 22개 대학으로 대폭 늘었다.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는 물론이고 교육대학을 포함한 대부분 중·상위권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도입하였다. 정시모집에서 서울대는 30%, 연세대와 고려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10% 정도를 반영한다. 수시모집에서는 30~50% 정도를 반영하는데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와 수능이 9등급제가 되면서 전형 요소로서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논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었다.

그동안 시행된 논술고사는 찬반양론을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점과 시사성에 좌우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찬성 아니면 반대라는 단순한 입장 표명만을 요구받게 되고, 논술의 기본 취지인 다양한 사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더욱이 내용에 충실한 글보다는 글의 형식을 갖추는 데 그치는 기계적인 논술문이 양산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전 제시문을 출제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 서울대 등의 대학들이 말하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기존의 논술처럼 한 주제의 글을 길게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 주제를 다양화하고 문항수도 늘였다. 이렇게 하면 채점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고 교과 내용도 심도 높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통합교과형 논술이란 무엇인가

김경범 교수(서울대입학관리본부)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란 교과서의 내용을 직접 제시문으로 활용하는 등 교과서와의 친밀도와 교과 영역 간 통합의 정도를 종전의 논술에 비해 좀 더 두드러지게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통합교과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라고 말한다. 과거의 논술은 학생들이 논술 교재에 요약 정리되어 있는 내용을 요령껏 암기해 유사한 주제의 제시문과 논제가 출제되면 암기한 내용을 대충 짜 맞추는 식이었다. 김 교수는 암기된 지식 중심, 결과 중심, 개별교과 중심, 주입식 학습 중심이라는 기존 논술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통합교과형 논술이라고 말한다.

종전의 논술은 하나의 주제로 길게 글을 써야 했다. 그러나 통합논술은 문항수를 세분화하기 때문에 채점이 용이하여 변별력을 높아졌고, 학생도 단일 주제의 문항보다는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결론적으로 학생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 통합교과형 논술의 특징

김경범 교수는 통합교과형 논술의 구체적인 특징을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암기로 얻은 지식보다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는 교육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한 교과의 칸막이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교과 간에 소통하는 교육 △주입식 교육에서 자기주도형교육으로. 이 네 가지 요소는 사고력, 과정중심, 영역전이, 자기주도가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된 통합내용이다.

▶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개별 교과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정리해야 한다. 논술 열풍이 몰아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학과 공부보다는 논술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 교과서와 수능 대비가 바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술준비를 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배경 지식은 답안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배경 지식은 단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실력을 쌓아야 한다. 신문과 교과서를 활용해 보자. 신문이나 칼럼은 주요 시사쟁점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갖게 해 준다. 또한 교과서는 가장 좋은 논술 교재이다. 역사, 사회문화, 윤리 등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관련 지식만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어도 충분한 배경 지식을 확보할 수 있다.

▶ 구술·면접고사 대비 전략

△ 교과서를 100% 활용하라

구술 면접의 전공적성평가 문제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서로 기본 지식을 쌓고 사회의 주요 쟁점과 교과 내용을 관련지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교과 관련 기본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훈련도 해야 한다. 특히 최근의 수학 문제는 특정한 단원이 아닌 여러 단원이 결합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수학 교과 각 단원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뿐만 아니라 통합문제에 대한 연습도 필요하다.

인문계 논술은 자연계의 수학, 과학만큼 변별력이 없다. 최상위권 대학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층면접에 수준 높은 영어지문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영어 독해력을 기르는데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한자가 들어가는 지문을 읽을 수 있도록 상용한자 정도는 공부해 두어야 한다.

△ 기출문제를 지금부터 분류 정리하라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은 시험 준비의 첫 출발이다. 기출 문제를 통해 그 대학의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파악해 두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영어 지문의 난이도가 어떠한 수준인지, 수학이나 과학 교과 문제가 어떠한 유형으로 응용되어 출제되는지를 꾸준히 파악해 두어야 한다. 매년 각 대학의 출제 문제를 그 특성별로 분류 정리해 두면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 바르게 말하는 습관을 기르라

구술 면접은 결국 말로 하는 시험이다. 말하는 태도와 습관이 바르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논리적인 말하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 친구들과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하며 면접관과 수험생의 역할을 서로 바꿔 가며 실전 연습을 해 보는 것이 좋다.

△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자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이나 심층면접과 같은 대학별 고사는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높아지면 지금처럼 수능시험을 치르고 난 후 단기간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대비를 하는 것이다.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을 읽으며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내용 요약과 함께 자신의 견해를 적어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체계적인 지식 습득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의 배양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