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죄로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 ⑤.끝-대책은 없나?

"학교수업을 24시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집에는 죽어도 가기 싫었거든요."

10대들의 탈선과 범죄가 날로 대담해지고 있지만 이들을 품고 이끌어줄 '가정-학교-사회'의 연결고리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특히 청소년 관련 제도 및 시설이 태부족인데다 청소년 일탈의 근본 뿌리는 손도 대지 못한 채 '단순 보호'에 그치고 있고, 형법도 '~하면 엄벌' 식의 단속에 그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고민이 절실한 형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가출이 범죄로 연결되는 가능성이 큰 만큼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며 "가출 및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부모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심리전문가들은 "우선 '자식 교육은 부모 마음'이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며 "아이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사춘기 시절엔 충동적인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부모의 관심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청소년인 자녀가 가출했을 경우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범죄를 저지르면 부모도 교육을 받는 등 가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지난 1998년 범죄 및 무질서법(Crime & Disorder Act )을 제정, 10~17세 청소년에게 범죄 혐의가 있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할 경우, 또 부모의 무관심으로 청소년이 무단결석한 경우 부모에게 '상담과 지도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녀가 가출한 지 며칠이 지나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교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보호관찰 등 감시 중심이 아닌 교화 중심의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 보호 관찰과 성격이 비슷한 멘토링 제도를 실시, 심리상담사 등이 매주 정기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교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상담학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4개 지역 30여 명의 소년범을 대상으로 멘토링 제도를 시범운영한 결과 재범률이 0%였다.

멘토링의 경우 청소년들의 성격 및 태도 변화를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알 수 있고 상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군것질을 함께하며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 이종한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의 에너지는 넘치는데 이를 풀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없다."며 "가정-학교-사회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져드는 근원적 문제가 무엇인지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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