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후유증일까, 불경기 징후일까.'
올 들어 대구 지역에서 기업 소유의 대규모 부동산 매각설이 끊임없이 떠돌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근거 없는 '악성 루머'지만 금액과 함께 구체적(?)인 매각설의 배경까지 보태져 떠도는 탓에 매각 대상 기업이나 인수 대상으로 지목된 기업 모두 해명을 하느라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중에서 가장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루머는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그랜드 호텔 매각설.
지난달부터 평당 5천여만 원에 국내 굴지의 L그룹사가 백화점과 호텔 용도로 매입했다는 말이 나돌아 급기야 대구시청까지 나서 확인한 결과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호텔이나 L 그룹 측은 "지난해에도 소문이 돌다 잠잠해진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내용으로 확인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며 "양측간에 한차례도 거론된 적 없는 일인데 진원지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우방랜드도 이달 들어 매각설 대상이 되고 있다.
모기업인 C&우방 그룹이 자금 확보를 위해 인수 대상자를 찾고 있다며 800억 원이란 매각 금액까지 나돌고 있는데 랜드측은 터무니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우방랜드 관계자는 "회사 간부진조차 서울에서 걸려온 외부 확인 전화를 받고 매각설을 처음 알았을 정도"라며 "대대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중에 있는데 매각설이 흘러나오니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했다.
수성구 범어동의 여성 메디파크 병원은 악성 루머에 견디다 못해 '1천만 원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병원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아무런 근거 없이 매각설이 나왔는데 아직도 진원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특성상 장기 환자들이 많은데 매각 소문이 퍼지면서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달서구의 한 예식장과 올해 개장 예정인 경북 지역 골프장 등도 매각설이 돌았지만 모두가 근거없는 악성 루머로 결론났다.
한편, 이같은 매각설은 정확한 진원지가 드러나지 않지만 '반사 이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랜드호텔이나 우방랜드 등의 경우 매각을 통한 개발설이 나올 경우 지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골프장도 매각설이 돌면 회원권 판매에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때문.
악성 루머에 시달린 기업 관계자들은 "협력업체나 거래 고객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이래저래 루머 대상이 된 업체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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