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건표의 스타토크] 정준하

"바보스럽다는 편견은 절 두 번 죽이는 거예요!"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녹화 스튜디오에서 만난 정준하는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극중 캐릭터 때문에 운동복 차림을 하고서는 한 손에는 대본을 들고, 분장실과 스튜디오 로비를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오늘 녹화분량이 장난이 아니거든요."라며 스튜디오 안으로 사라지는 정준하를 보면서 매니저는 "요즘 녹하 분량이 많아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영화, 드라마, 코미디, 시트콤 활동에다 뮤지컬 '풀몬티'의 레이브 역으로도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거침없이'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것이다.

잠시 후 녹화를 마치고 나온 그의 모습에서는 사뭇 진지함이 감돌았다. "휴~ 이제는 인터뷰하죠." 하며 옆에 앉는다. 부품한 그의 곱슬머리는 유난히 그를 밝게 만들어 오랜 친구같은 편안함을 준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수 많은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정준하의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래서 그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는 것인지 물어봤다.

"철학은요, 뭐. 편안함이겠죠. 모든 분들께 잘하려고 노력하고 편하게 만나요. 진실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하는 것 밖에 없어요. 제가 먼저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요. 그냥 그 사람들 안에 제가 있는 거죠. 저도 사람인데요." 정준하는 늘 그래왔듯, 현재 그의 인기와는 상관없이 항상 자신을 낮춘다. 그러면서도 그가 표현하는 코미디 연기에도 편안함이 우선시 된다고 말을 열었다.

"노 브레인 서바이벌 에서 보여준 연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보스럽지만 편안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보는 사람도 편안하고 저 또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하려고 하구요." 그는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만큼은 과장된 표현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뭔가를 자꾸 하려고 하다보면 더 과장될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가끔은 과장된 표현이 필요한 연기도 있지만, 꾸밈없이 극중 역할에 집중하고 그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연기 철학이라고 했다.

정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연기하는 환경'을 손꼽았다. 같이 출연하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스텝들과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을 통해 연기가 아니라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는 '늘 한결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만큼 두터운 인맥이 그의 장점이자 최대의 무기인 셈이다. 잠시 쉬는 틈을 타 취재진이 몰려들지만 이들에 대한 사소한 배려도 잊지 않는 것이 그의 매력이었다.

그는 현재 연예인 야구단 '한'(恨)의 멤버로 활동중이다. 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야구광. "다른 분들은 연예인 야구단 하면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서 야구만 즐기는 줄 아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아요. 야구를 통해 모였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많이 하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시 녹화가 시작됐다. 그는 "못다한 이야기는 녹화 끝나고 해요. 여기에 꼼짝 말고 기다리고 계셔~"라며 특유의 웃음을 보인다. 그를 따라 '거침없이 하이킥' 녹화 스튜디오 안을 들여다봤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무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낯익은, 또 정감넘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그 안에 정준하는 편안함을 무기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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