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의 창] 식생활의 지혜

채식이 주가 되었던 우리들의 조상은 채소를 발효시켜서 먹는 기술을 많이 개발했고 김치라는 중요한 부식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육류를 먹는 슬기는 더욱 발달되어 곰국은 반드시 무나 채소 등을 섞어서 끓이고 또 파를 넣어서 먹었다.

고단백 육류는 오래 끓임으로써 본연의 성질을 변화시켜서 먹을 수 있다는 방법을 알았던 것 같다. 특히 파의 푸른 잎은 열을 다스리고 뿌리는 한(寒)을 다스리며 간장기능에 도움이 되고 약독을 해소하며 용변을 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단 많이 먹으면 땀이 나서 허약해지니 조금씩 먹어야하는 특성이 있는데, 조상들은 파를 양념으로 조금씩 곁들어가며 육류로 인한 간의 부담을 해소시켜 주면서 무나 채소로 지방분을 흡수시켜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이상적으로 조절한 식생활 지혜는 감탄할 정도이다.

언젠가 한 미국 교포 의사가 건강을 위해서는 채식만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 굉장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채식만을 하는 것이 좋은가, 고기를 적당히 먹는 것이 좋은가 하는 문제는 사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며, 쉽게 단정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가 하는 문제가 건강과 깊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 움직이는 정기(에너지)가 음식과 공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기는 곧 생명력이다. 다시 말해서 음식은 공기와 더불어 정기를 만드는 원천이지만, 반대로 병을 만드는 사기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정기가 될까?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설익은 음식, 찬 음식, 불결한 음식, 자극성 있는 음식을 먹거나 과음, 과식하면 사기가 된다고 말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이 상식을 지키지 못해 병이 나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건강의 지혜는 바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있는 것이다.

이정호(테마한의원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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