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발저림

날씨가 차갑거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심해지는 증상 중 하나가 '손발 저림'이다. 손발이 저리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심할 경우 성격이 짜증스럽게 변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생기는 손발 저림은 사람에 따라 손과 발이 같이 저리거나 손과 발 중 하나가 더 저린 경우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이에 대해 나이 든 사람들은 혹시 '뇌졸중이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고 젊은 여성들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라는 의아심을 품게 된다.

◆증상은=말초신경의 손상 탓에 저림과 함께 감각이 둔해지고 살이 빠지며 힘이 없어진다. 심하면 자다가도 손발이 저려 잠을 깨기가 일쑤이다. 한 번 깬 후엔 다시 잠을 자기가 힘이 들고 수족냉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주 손발을 주물러야 하며 털기도 한다. 어떤 때는 손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돌려 따는 것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발이 저려 걸을 때면 마치 솜이불 위를 걷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불편한 걸음에 몸 전체가 비틀거리기도 한다.

◆진단법=환자의 이야기와 신경진찰로도 대부분 진단되며 혈액검사, 소변검사, 근전도검사를 하면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저림이 자꾸 심해지고 수년간에 걸쳐 진행이 되면 뇌척수액 검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당뇨병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등장한다. 갑자기 손발 저림이 있다면 당뇨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고치려면=효과적인 약물이 많이 나와 있다. 일단 약물로 치료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효과를 본다. 원인질환이 있으면 이에 대한 치료는 너무나 당연하다. 원인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손발 저림을 낫게 하려면 증상호전이 어렵다. 당뇨, 약물 부작용, 술 등 원인이 되는 요인은 반드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때는 신경통증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요한 경우 말초순환제를 쓸 수도 있다.

미미한 증상에 대해서는 집에서 따뜻한 물에 손발을 자주 담그면서 마사지를 해도 경과가 좋아진다. 항상 손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며 보온에 신경을 쓰고 추운 날씨에 장갑을 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직업상 손을 장시간 반복해서 쓰는 경우는 작업시간을 줄이거나 중간 중간에 손을 주물러 신경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잘 때도 몸을 오그려 자는 것보다 사지를 편하게 편 상태에서 자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는데 좋다.

★왜 손발이 저릴까=대개는 신경이 잘 눌리는 부위인 손발에 분포된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긴 때문이다.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에 이상이 있거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도 저린 증상이 올 수 있지만 드물다.

몸의 말단부에 있는 말초신경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손상이 잘 된다. 당뇨병, 신장병이나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도, 또는 오랫동안 술을 많이 먹거나 장기간에 걸쳐 신경에 독성이 생기는 약을 복용해도 손발 저림이 생길 수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노화현상으로 인해 손발이 저리기도 한다. 부모 가운데 자주 손발이 저린 사람이 있었다면 자녀들도 그런 경우가 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이동국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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