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2008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 부활

포항이 고교 평준화 전환에 발맞춰 2008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기로 했다. 지난 2000학년도에 경북도 교육청이 고입 지필고사를 폐지한 이후 고입 선발고사가 부활되기는 대구·경북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학교 간 학력 격차를 보완한다는 찬성 입장과 농·어촌학교의 상대적 불리, 학교 단위 입시 과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맞서고 있다.

◆9년만의 고입 연합고사 부활

경북도 교육청은 포항 지역 고입 선발고사 실시를 포함한 '2008학년도 고입 전형 계획'을 확정, 최근 도내 중학교에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포항의 일반계고 신입생은 중학교 내신성적 300점과 선발고사 성적 270점 등 570점 만점을 기준으로 선발하게 된다. 올해까지는 내신(300점)과 논술(20점)로만 전형했다.

시험 문제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고입 선발고사를 실시하는 전국 8개 시·도를 대상으로 공동 출제해 12월 11일 시험을 치른다. 과목은 체육을 제외한 국민공통기본교과 9개(영어 듣기 포함)이며 출제 범위는 모든 검정 교과서가 공통으로 다루는 범위에서 1학년 10%, 2학년 20%, 3학년 70% 비율이다.

내년도 포항의 일반계고 정원은 4천2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도 교육청이 포항의 평준화 적용 범위를 읍·면 학교와 자립형 사립고인 포항제철고 등을 제외한 포항고, 포항여고 등 일반계 12개 고교로 잠정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최종적인 평준화 학군은 다음달 교육위원회 검토를 거쳐 확정된다. 경북의 중학생은 누구나 포항 일반계고에 지원할 수 있으며, 내신과 선발고사 성적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고교 배정은 1~6지망까지 지원 학교를 써 낸 뒤 전산 추첨에 의해 이뤄진다.

◆학력 차 보완 vs 학교 간 경쟁 심화

경북 교육청은 중학교 내신성적만으로 전형하는 지금의 고입 제도로는 학교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할 수 없어 선발고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김근호 도 교육청 고입 담당 장학사는 "최근 평준화를 택한 시·도들이 내신과 선발고사를 병합하는 추세"라며 "중학교 간 학력 차이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항 시내 한 중학교 관계자도 "중·하위권으로 갈수록 학교 간 차이가 커지는데 선발고사를 실시하면 이런 불합리를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는 지역은 경기, 울산, 전남, 전북, 충남, 제주 등 6곳이며 2008학년도부터 포항, 강원이 추가된다.

그러나 시내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력이 떨어지는 농·어촌 학교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포항의 면 지역 한 중학교 관계자는 "선발고사를 칠 경우 시내 학교와 시골 학교간 평균 점수가 10점 이상 차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발고사 성적과 일반계고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감도 "학년 초부터 방과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강화할 계획이며, 2학기 들어가면 학교가 전면 입시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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