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똑똑한 엄마들의 톡톡 튀는 태교법

황금돼지띠해 新풍속

"황금돼지띠 아기요? 더 똑똑해야죠."

6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띠해로 출산 붐이 일고 있는 요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있다. 손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퀼트숍과 십자수 가게, 각종 공예점들이 바로 그곳.

퀼트숍 '퀼트 클래식'에도 요즘 임신부들의 발걸음이 잦다. 출산 예정일을 한 주 남겨두고 있는 성명선(28·대구 달서구 월성동)씨는 한창 아기 이불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기에게 예쁜 이불을 선물할 생각에 바느질감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라며 행복해 한다.

장진석(33·대구 남구 이천동) 씨는 "원래 급한 성격이었는데 퀼트를 하고난 후 마음이 고요해지고 성격도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느긋하게 바뀌었죠."라며 퀼트 예찬론을 펼쳤다. 장 씨의 권유로 임신 8개월째인 동생 진옥(28·경산시 옥곡동) 씨도 퀼트 태교를 시작했다.

임신 초기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진옥 씨는 퀼트를 시작한 후 성격이 밝아지고 우울증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아기의 뇌 발달에 좋다는 이유로 바느질 삼매경에 빠진 것. 지금은 아기가 서너살 되면 입히려고 각종 원피스와 코트 등도 만들고 있다. 기저귀 가방은 기본.

"아기가 나중에 엄마가 만들어준 옷을 입게 되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벌써 옷장에 아기 옷과 이불을 차곡차곡 쌓아두면서 엄마가 되는 마음 준비를 하고 있어요." 황금돼지띠 해를 맞아 임산부들의 태교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진다',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먹는다'는 전통 태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손을 많이 움직이는 각종 공예나 운동, 음악, 영어, 수학 등으로 태교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임신 17주 된 예비엄마 이지영(32) 씨는 최근 영어로 된 동화책과 시디를 구입해 영어태교를 시작했다. 평소에 영어에 관심이 없던 이 씨는 "처음엔 영어태교라 해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저 부담없이 즐기고 있다"면서 "특히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직접 아기에게 들려줄 수 있는 영어태담, 노래를 주로 한다"고 말했다. 주로 영어태교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영어동화책을 중심으로 영어 태교를 하고 있는 임신부들이 많다.

수학 역시 태교 과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뱃속에서부터 수학을 공부하면 논리적인 아이로 성장한다'는 것. 태담을 할 때도 '이 사과 열 개를 1만5천원에 사왔어. 사과 하나는 1천500원이지. 엄마는 이 사과를 8등분해서 아빠와 나눠 먹을 거야. 그럼 엄마는 네 조각을 먹으면 되겠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건네라는 것이다. 임신한 후 다시 '수학 정석' 문제집을 풀었다는 임신부도 있을 정도.

'명화 태교'도 이제 일반화된 태교법 중 하나. 태교용으로 명화를 재해석한 서적도 수십 가지다. 명화를 보며 뱃속 아기에게 색채 감각과 균형감을 길러준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세대 임신부들은 '몸조심'이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신체적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몸에 부담이 적은 아쿠아로빅이나 임신부 요가. 요가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임신부 요가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났다. 임신부 요가는 일반 요가와 달리 골반의 확장과 힘을 길러주는 데에 주안점을 둔 동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임신부 요가 강사 이연화 씨는 "산모도, 아이도 더 편안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많은 임신부들이 요가를 배우고 있고, 황금돼지띠해라 그런지 지난해 겨울부터 부쩍 수강 인원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에서도 자체적으로 문화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효성여성병원 부설 효성문화센터측은 "예전에는 음악태교 등이 많았지만 요즘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알아서 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태교를 중심으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정보를 공유하고 또래 임산부 친구를 사귀기 위해 문화센터를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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