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관광명소 개발, 주민반대·예산문제로 '난항'

대구시가 새로운 관광 자원 개발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들이 잇따라 벽에 부닥치고 있다. 대구 도심과 근교권에 관광 자원을 개발, 관광객들에게 대구의 전통 문화에 대한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발 및 고증의 어려움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엇을 개발하나

시는 2009년까지 달성군 하빈면 묘리 육신사(六臣祠) 일대를 관광 명소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육신사는 조선 세조때 사육신(死六臣)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육신사 옆에는 박팽년의 후손인 박일산이 지은 99칸짜리 종택의 일부분인 태고정이 있는데다 박 씨 문중이 매년 이곳에서 사육신을 위한 제사를 지내고 있어 대구의 전통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관광자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이 일대 9만 2천260평에 국비와 시·군비 등 180억 원을 들여 인근 20가구를 전통 한옥 마을로 정비하고 충절문과 사육신기념관 등을 세울 계획이다. 또한 기념광장을 닦고 전통체험관과 전통 놀이마당 등을 조성, 관광 명소화 하겠다는 것.

4천500만 원을 들여 대구읍성의 옛 모습을 입체 영상으로 재현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대구읍성의 옛 모습은 지난해 2월 발표된 제4차 대구권 관광개발계획 용역의 일환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적도 있다. 이를 시가 올해 말까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창조해 3D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한다는 것. 대구읍성의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현재 도심에 남아있는 성곽의 흔적과 주요 건물들을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경상감영 풍속재연 행사도 계속된다.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경상감영공원 일대에서 수문병 교대의식과 타종체험, 가마 타보기 체험 등 전통 문화 행사를 마련한다.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대구시의 관광자원 개발 사업은 그러나 주민 반대, 예산 부족 등 현실적인 벽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신사 일대의 관광 명소 개발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육신사 인근 묘골마을의 경우, 외지에 사는 일부 집주인들이 "허물어진 집을 정비하거나 공터에 새로 한옥을 지을 경우 1가구 2주택 등 다주택 가구가 돼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는 것. 묘골마을은 국가 지정 문화재가 아니어서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경감 등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이 마을은 한옥과 양옥이 혼재하는 등 전통 가옥 집단촌이 아니어서 문화재로 지정받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사업에 계속 반대할 경우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달성군에서 기존 마을을 한옥 마을로 정비할 경우에도 개인 건축물에 대한 사업비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한옥보존조례를 제정하는 대로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영상 복원에 경상감영을 포함할 것인 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읍성의 경우 90% 정도 고증이 끝났지만 성의 중심인 경상감영의 경우 위치나 형태의 고증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 읍성만 복원할 경우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지만 현재 고증 수준으로는 정확한 재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확보한 4천500만 원의 예산으로는 고작 100초 길이의 분량 밖에는 만들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복원된 영상을 상영할 장소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시는 대구박물관이나 대구관광정보센터 영상실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권상구 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복원을 해서 대구읍성의 원형을 전달한다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지금 고증 수준과 예산으로는 학교 교재 이상의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고 걱정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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