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2020년까지 집 얼마나 지어야 될까?

필요주택 98만 가구…최소 20만채 공급해야

해마다 도심 곳곳을 채워가는 아파트 단지.

도시 외곽 택지 개발 지역에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뿐 아니라 도심 빈공터나 낡은 주택가를 재개발한 부지 위에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를 볼 때마다 대다수 시민들은 '저 많은 집에 누가 살까.'라는 의구심을 한 번씩은 갖게 된다.

특히 분양 이후 계약자를 찾지 못한 미분양 아파트가 대구에서만 9천 가구에 이르면서 이제는 '집이 남아도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결론을 앞당기면 앞으로도 집은 계속 부족하다.

주택 보급률이 떨어지는데다 가구당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등 주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집 얼마나 필요할까.

건설교통부의 인구 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대구 지역 주택 보급률은 92.5%. 지난 2003년보다 3년 사이 10% 증가했지만 전국 평균 105.9%보다 12% 정도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도권(96%)이나 부산(101%), 인천(107%), 울산(99.7%) 등과 비교할 때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선진국에 진입하면 적정 주택 보급률이 120%는 되어야 한다."며 "지난 2003년 이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늘고 있지만 대규모 택지 부족 등의 영향으로 아직도 주택 보급률이 타시도에 비해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대구 지역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집을 지어야 할까.

향후 경제 발전 속도나 이에 비례한 인구 증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구시가 이달 발표한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필요한 주택 수는 98만2천 가구로 현재(76만 가구)보다 적어도 2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주택 공급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대구 지역에서 해마다 2만에서 2만5천 가구 정도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2020년까지 주택 보급률을 106%로 잡았을 때 필요한 주택 수가 98만 가구"라며 "목표 연도 인구는 275만 명이며 가구당 인구는 2000년도에는 3.2명이었지만 이 시기가 되면 2.7명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목표 가구수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 도시 기본 계획에 따르면 2010년까지는 825만 호(가구당 2.9명), 2015년에는 898만 호(가구당 2.8명)가 필요하며 1인당 주거 면적은 현재 23㎡에서 2010에는 27.5㎡, 2015년에는 31.0㎡, 2020년에는 35㎡로 넓어진다.

시행사 대경의 최동욱 대표는 "주택 보급률이 낮은 상황에서도 미분양이 급증한 것은 고분양가에 대형 평형 위주의 공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고차가 있지만 새 차를 계약하듯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새로운 집에 대한 신규 수요도 계속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임대 주택도 계속 증가하게 되며 이 기간이 되면 임대주택 수는 5만2천 가구(2005년 기준)에서 11만 가구로 증가하게 돼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에서 15.9%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대구시가 마련한 최저 주거 환경 기준으로 보면 3인 가족 기준으로 필요한 전용 주거면적은 29㎡로 방 2개와 1개의 부엌으로 구성되며 4인 기준은 37㎡으로 방 3개와 부엌 등이다.

▷어느 곳에 집을 짓게 될까.

2002년 대구시 지적 고시 상으로 볼 때 대구 총 면적은 804.5㎢며 이중 주거 지역이 차지하는 면적은 11.62%인 102.9㎢. 나머지 지역은 녹지(74%)와 공업(3.4%), 상업(1.92%) 지역 등이다.

2020년까지 공급될 신규 주택을 기준으로 하면 필요한 택지(주거용지)는 148.8㎢다.

이를 다시 11개 권역으로 나누어 보면 수성권역이 22.7㎢로 가장 많은 택지를 필요로 하며 월배대권 16.8㎢, 동부와 서부 대권이 각각 14.6㎢씩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중부대권이 6.6㎢로 개발 수요가 가장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대구 지역 내에서 향후 개발이 가능한 땅은 전체 면적의 12.5%인 110.61㎢로 나타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개발 가능지는 표고 150m 미만과 경사 30% 미만의 토지에서 개발억제지와 기개발지 등을 제외한 부지"라며 "개발억제지는 도시계획상 생산,보전 녹지 지역을 비롯 개발제한 구역과 자연환경 보전 지역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개발 가능지가 가장 많은 곳은 달성대권으로 전체 개발 가능지의 24.8%인 53.36㎢가 있으며 동부대권과 성서대권이 22.47㎢와 15.49㎢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중부와 서부대권은 0%,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수성대권은 2.1% 등으로 개발이 가능한 땅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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