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런티어 기업)화상통화 내달 세계 첫 전국망 시대

휴대전화로 상대편 얼굴표정 변화까지 실시간 '현장 포착'

부인과 자녀가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기러기 아빠' 박모(46)씨.

최근 한 통신사가 휴대전화로 영상·음성데이터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 가족이 생각날때마다 휴대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특정통신사 가입시 유럽 등 일부 외국과 가능했던 휴대전화를 통한 화상통화와 초고속인터넷이 다음달부터 전국 어디서나 가능해진다. 지난해 6월 상용화돼 8개여월만에 세계 최초로 전국 규모의 '화상통화 시대'가 열리는 것.

KTF와 SK텔레콤은 3월부터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전면 개통한다. KTF가 3월 1일, SK텔레콤이 3월 말로 '디-데이(D-day)'를 잡았다.

◆HSDPA 활용범위는

HSDP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면 휴대전화가 TV와 PC 역할까지 하게 된다.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고 유선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여러 사람과 동시에 네트워크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또 뮤직비디오, 사용자제작 컨텐츠(UCC), 뉴스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등 HSDPA 서비스는 시민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

휴대전화 화상통화가 일반화되면 통화연결음(컬러링)이나 메시지 등 기존 부가서비스도 문자나 음성 중심에서 동영상 위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해외 로밍 환경도 크게 개선된다. HSDPA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식(GSM) 기술이 발전된 것. 따라서 국내에서 쓰던 휴대전화기를 해외의 거의 전 지역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소비자는 이통사경쟁 즐겨라

SKT와 KTF는 전국 서비스에 맞춰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와 화상통화 요금인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HSDPA 시장 장악을 위해 화상전화 및 데이터통신 요금과 휴대전화기 가격을 최대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3세대 이동통신은 2세대와 달리 사업자의 신고만으로 요금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는 화상전화와 데이터통신 요금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월 현재 화상통화 요금은 KTF가 10초당 100원, SKT가 120원이다.

KTF는 조영주 사장이 28일쯤 화상전화 요금을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낮추고 무게를 줄인 SBSM(싱글밴드싱글모드)의 HSDPA 전용단말기 출시전략을 발표한다.

이는 저렴한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현재의 요금 구조로는 HSDPA 서비스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 현재 KTF의 화상전화 요금은 10초당 100원으로 10초당 18원인 음성통화 기본요금 보다 무려 5배 이상 비싸다. SKT의 화상전화 요금은 10초당 120원으로 10초당 20원인 음성통화 기본요금 보다 6배나 비싸다.

SKT는 10초당 30~40원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SKT 관계자는 "연초부터 HSDPA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화상전화 요금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며 "3월 중 새로운 요금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기 가격도 외국산 수입과 국내 업체들의 보급형 휴대전화기 시판으로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신경전 점입가경

이통사간 시점선점을 위한 신경전도 치열하다.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가장 빨리 HSDPA 서비스를 하는 KTF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KTF는 또 모기업인 KT가 3G(세대) HSDPA 가입자 유치를 한 뒤 자사에 재판매 할 수 있어 유리한 입장이고 시장 1위도 자신하고 있다.

반면 SKT는 빨라야 3월말쯤 전국망이 갖춰지는 만큼 추격자의 입장이다. 이때문에 SKT는 지난 17일부터 TV광고로 KTF의 휴대전화기 '쇼(SHOW)'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광고는'보여주기 위한 쇼는 싫다. 나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든다'는 카피로 KTF를 자극하고 있다. 싸움을 걸어 관심을 끄는 일종의'노이즈 광고기법'인 셈.

SKT는 KT의 3G 상품 재판매도 문제삼고 있다. SKT는 KT가 3G망 투자를 하지 않은데도 KTF에 3G 재판매를 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HSDPA 초기 시장의 주도권이 KTF로 넘어갈 것을 우려, KT의 3G 재판매를 강력 반대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이에 대해 "KTF가 전국망 구축과 영상전화용 단말기 출시에서 앞서 있기때문에 초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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