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교육 프리즘)예습과 작심삼일

많은 학생들이 예습이란 내일 공부할 내용과 문제의 답을 혼자 힘으로 미리 알려고 노력하는 매우 힘겨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잘못된 생각 때문에 예습이 힘들고 두려운 것이다. 예습이란 다음에 배울 내용과 답을 혼자 해결하는 과정이 아니고, 학습할 내용을 먼저 읽어보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 작업, 다시 말해 배울 내용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다.

학습할 내용에 관해 문제 제기가 된 상태에서 수업을 들으면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집중력과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이것이 바로 예습이 노리는 의도이다. 예습을 하면 선생님께 질문하고 토론할 기회가 많아진다. 또한 고민한 만큼 그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예습을 통하여 문제 해결 방법을 먼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기르면 새로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낯설고 어려운 것에도 위축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늘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예습은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도 길러 준다.

결심이 굳지 않아 사흘을 못 가는 경우를 가리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한다. 이 말은 한 번 결심을 지속적으로 지키고 실천해 나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혹자는 옛 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의지가 강했다고 말한다.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옛날에는 결심한 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사람을 유혹하는 요인이 오늘날보다 적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의지박약을 시대와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고금을 막론하고 남다른 성취는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폭발적인 집중력과 끈기의 산물이었다.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극도로 단순해 질 수 있는 사람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제 신학기가 시작된다. 예습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과목당 5분씩만 투자해 보자. 30분 정도면 내일 배울 전 과목을 미리 한 번 읽어볼 수 있다. 반드시 예습을 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습관을 기르고,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중점을 둔다면 암기는 훨씬 쉬워지고 복습 시간도 단축될 것이다. 앞으로 3개월만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쳐서 수업에 참여하면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 번의 결심이 삼일 지속된다는 것은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특히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큰 욕심을 내지 말고 한 번 결심한 사항을 우선 삼일만이라도 실천하도록 노력해 보자. 삼일 째 되는 날 지나간 삼일을 반성하고 다가올 삼일을 설계하며 결의를 새롭게 하자. 꾸준히 예습하며 일주일에 두 번씩만 작심하도록 노력하면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의지의 박약함을 탓하지 말고 '作心三日'을 생활화하도록 노력해 보자.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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