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몸을 빌어 永生(영생)하는 삶을 택하시겠습니까? 한 유명 인사가 던진 이 질문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공개 광장에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히 쌓이고 있다. 질문은 GNR(Genomics, Nanotechnology, Robotics)이라는 첨단 과학기술로 만든 生體(생체) 로봇에 사람의 두뇌를 몽땅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던져졌다. 목숨이 다해 가는 날 생체 로봇에 자신을 몽땅 옮겨 싣고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산다?
◇터무니없는 空想(공상)은 아니다. 과학계에선 20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능하다는 전제를 뒀지만, 네티즌들은 진짜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반문과 의문을 다시 제기했다. 하드디스크에 정보를 기록하듯 과거 경험의 데이터베이스와 현재 새로운 경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해킹과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영생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가능하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영생이라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많았다. 자신을 빼닮은 모습으로 기억과 활동을 하지만 그것을 자기 자신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GNR이 내려받는 것은 정보뿐이라는 판단이다. 두뇌 전체를 다운받을 수는 있어도 靈魂(영혼)을 담을 수는 없기 때문에 생체 로봇은 또 다른 로봇일 뿐 그를 사람이라 할 수 없고 자신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정보 축적 차원 이상의 로봇이라면,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생체 로봇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네티즌들은 대부분 자신의 분신을 통한 영생을 거부했다. 사람은 죽을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영생을 포기할 권리가 없다면 끔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GNR은 부유한 기득권층의 전유물이 되어 말세적 부조리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수이기는 하나 영생을 택해 끝까지 인류의 역사를 지켜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자신이 되어 하고 싶은 일을 제한 없이 하고 싶다는 욕심을 나타냈다. 영생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당장의 질문 앞에 혼란스럽고 고민스럽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인간의 오랜 숙원인 不老長生(불로장생)과 아름다운 삶 사이에서. 그래서 이런 반문도 나왔다. "병들어 죽을 날이 임박했을 때 과연 생체 로봇에 의한 영생의 유혹을 거부할 수 있을까?"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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