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라는 가방의 '짝퉁'을 하나 산 적 있다. 서울의 한 연극인이 그걸 들고 모임에 갔더니 모두가 "아유, △△ 가방 드셨네요~"라며 감탄하더라는 것이다. 진품은 1천500만원 정도라나. 똑 소리나는 서울 멋쟁이들이 깜박 속아버린 그것이 실은 단돈(?) 10만원도 안된다는 말에 재미삼아 구입 주문을 했다. 그렇게해서 이름도 낯선 짝퉁 가방 하나를 갖게 됐다.
처음엔 기분이 그럴싸했다. 누군가 "아유~"라며 속아넘어가 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속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이거 얼마 줬어요? 난 얼마 줬는데"라며 귀신같이 알아챘다. 반면 한 친구는 똑같은 것인데도 열이면 열 부러운 눈빛으로 보더라는 것이다. 짝퉁이라고 밝혀도 "에이, 거짓말 마세요" 라고 입을 막아버리니 난감하다고 했다. 여하튼 아무도 속아주질 않으니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왜그리 불편하고 무겁기는 무거운지….
名品(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무려 2만3천484 파운드(한화 4천300만원) 짜리 핸드백을 선보여 화제다. 영국에서 단 1개 출시됐다 한다. 가죽끈에 황금체인을 단 그것이 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C180K 쿠페(약 2만630 파운드)보다도 비싸다하니 입이 딱 벌어진다.
동서양 가릴 것 없이 갈수록 명품 열기가 뜨겁다. 우리 사회에서도 언제부터인가 명품族(족)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가방,시계,옷, 보석,구두,가구,주방용품….
'희소성'과 '高價(고가)"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명품이 우리 마음을 빼앗고 있다. 제어되지 않는 욕망으로 인해 명품 중독자가 늘고 있고, 더러는 명품 사기 등 치명적인 덫에 걸려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서양 속담에 '일년을 행복하게 살려면 정원을 가꾸고, 평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했다. 명품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의 길이는 얼마인지 궁금해진다. 모르긴해도 명품족일수록 이내 싫증을 내고 새로운 명품으로 눈길 돌리는걸 보면 유효기간이 그리 길진 않는듯 하다.
일생 동안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진정한 명품, 그건 바로'나' 아닐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지문과 DNA, 이 지구에 왔던 그 누구도 똑같은 사람이 없었던 唯一無二(유일무이)한 존재. 그러기에 우리 각자는'역사적인 명품'이요, '우주적인 명품'이다. 자부심을 가질만한 진정한 명품!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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