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동열 감독 "신인들에 기회 많이 제공"

연습경기 이기고도 숙소까지 5km 구보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온나 야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심정수의 2점 홈런 등 12안타를 터뜨리며 7대2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벌어진 경기는 6대1로 SK의 승리.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전지훈련 때 열리는 연습경기에선 신인급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벌어진 경기에서 삼성 선발 정홍준은 4이닝 3실점하면서 홈런 2개를 내줬고 김문수도 2이닝 3실점했지만 선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긴장감을 놓지 말라는 의미에서 선수들에게 숙소까지 5km 남짓한 거리를 뛰어서 복귀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막상 숙소에서 만난 선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현재 삼성 선발투수진은 외국인 선수(윌슨과 브라운) 외에는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 지난해 선발로 뛴 전병호가 한 자리를 차지한다 해도 선발투수가 더 필요하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정홍준, 안지만 등 어린 투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경기 경험을 쌓게 한다는 것이 선 감독의 복안이다. 안지만은 27일 경기에서 선발로 투입돼 3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도 마찬가지. 26일 1루수 김한수의 뒤를 받치는 조영훈, 2루수 박종호의 백업인 신명철이 선발 출장했고 마땅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우익수 자리엔 이태호가 1회부터 나서 4회 1점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선 감독은 기대주 조영훈을 연습경기에 자주 내보내고 사사키 인스트럭터로부터 집중지도를 받게 하는 등 방망이 솜씨를 다듬게 하고 있다. 26, 27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야구장 한쪽에선 조영훈의 나머지 '공부'가 한참이나 계속됐다. "그 분을 아버지로 모셔야겠다."고 한 양준혁의 농담이 진담처럼 들릴 정도로 사사키 인스트럭터는 조영훈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선 감독은 "연습경기일 뿐더러 투수가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볼넷을 남발하는 것보다 정면승부하다 맞는 것이 낫기에 정홍준이 홈런을 맞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즌 중에도 타선에선 조영훈, 신명철 등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지만 열심히 뛰는 고참들을 넘어서려면 지금 한발 더 뛴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키나와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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