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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있는 의학상식] 하루 커피 1,2잔 당뇨병 예방에 도움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는 의학 및 건강 정보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 가운데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출처 불명인 것들도 있습니다. 잘못된 건강 상식은 우리의 몸을 해칩니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신 의학 논문 및 뉴스, 알쏭달쏭한 상식 등을 소재로 해서 '근거 있는 건강 상식'을 연재합니다. 김 교수는 금연과 워킹(걷기) 운동의 보급 등 국민건강 증진 사업에 힘쓰고 있는 의사입니다.

성인형(2형) 당뇨병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으로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며 건강에 영향이 큰 질환이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가 이런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발표된 뒤 많은 확인 연구가 있었다. 최근 4년 동안(2002~2006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커피를 하루 1, 2잔 마시는 사람은 안 마시는 사람보다 성인형 당뇨의 위험이 20% 줄어들고 3잔 이상 마시면 30% 줄어들며, 카페인을 제거한(디카페인) 커피도 효과는 동일하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커피가 식후에 혈당이 증가하는 것을 막아주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그 효과는 카페인 성분이 아닌 커피에 있는 다른 성분(클로로제닉산, 리그난 등) 때문이라고 한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혈압을 높이지만 내성이 잘생겨, 매일 마셔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혈압이 높은 사람도 커피를 금할 필요는 없다. 서양의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5, 6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 심혈관질환(뇌졸중, 심장마비)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하므로 우리나라 사람의 식생활과 체질을 감안하더라도 하루 1, 2잔 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커피 열매가 식물성이어서 췌장암이나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커피는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커피 속의 카페인은 중추신경 흥분제로 작용해 피로감을 줄이고, 각성 정도가 향상되며, 기분을 좋게 만든다. 물론 이런 작용이 카페인의 효과라기보다는 카페인 금단 증상에서 카페인을 섭취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자살률이 낮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지만 우울증의 빈도를 낮추지는 못하며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커피가 위장질환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위에서 식도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소화성 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보통 커피 한 잔에는 약 40~108mg이 들어 있는 카페인은 피하지방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하고 이뇨 작용으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600mg의 카페인은 열량을 100kcal 더 소모하게 한다.

커피(카페인 제거 커피 포함)를 마시는 것은 성인형 당뇨병의 위험을 20~30% 정도 낮춰준다. 그러나 커피를 마신다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며, 당뇨병 예방에 더 중요한 것은 식사를 조절하고 걷기와 같은 생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김대현(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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