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서양화'라는 새로운 미술양식이 유입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대구도 서울·평양과 함께 그 시작을 함께했다. 100년의 미술사 가운데 서동진·김용진·이쾌대·이인성·김용조 등 특출한 1세대 작가군을 배출하기도 했다.
화가가 흔치 않았던 시절 그들의 작품 활동은 '영과회(零科會)'니 '향토회(鄕土會)'니 해서 그룹 활동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점은 '한국 미술사의 공백기'라 할 수 있는 1950~60년대에도 지역 미술의 명맥이 끊기지 않게 한 원동력이 됐다.
당시 지역 미술계의 활동상을 짚어보는 자리인 '옛 화우 반세기 회상전'이 2일부터 7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전시실에서 열린다. 당시 활약한 지역의 원로 및 중견작가 20여 명이 오랜 준비 끝에 마련한 귀중한 전람회이다. 김응곤·한철·김기한·김인숙·정세나·민태일·정종해·이일환 등 작가의 1950~60년대 당시 학창 시절 작품이 현재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노년의 작가들이 전란 이후 재건의 움직임 속에 불태웠던 미술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 팸플릿, 포스터, 방명록 등의 사료도 공개된다. 정리된 자료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1955년 장진필 전 계명문화대 교수와 김기한 전 계명대 교수 주축으로 결성돼 1956년 창립전을 개최한 '대구학생 화우회(大邱學生 畵友會)', 같은 해 김응곤 전 대구대 교수를 초대회장으로 해 결성된 '미우회(美友會)', 1962년 당시 대건고 재학 중이던 민태일 대구공업대 교수와 박무웅(작고)·고선희 등과 창립전을 연 '미구회(美究會)', 1963년 강웅부(전 MBC 근무) 씨를 초대회장으로 해 결성된 '젊은Art' 등이다.
전시 운영위원회 위원장 김응곤 위원장은 "이번 전시회는 대구 미술사에서 가볍게 취급되거나 소외된 1950년대 학생미술운동에 대한 재조명으로, 현재 추진 중인 시립미술관 준비와도 무관하지 않은 사료적 가치가 크고 중요한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회는 9일부터 31일까지 경북 청송 야송미술관으로 이동해 짧은 일정의 아쉬움을 달랜다. 016-9778-3245(김응곤), 011-815-3977(민태일).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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