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인과 결혼해 살다가 광복과 함께 한국에 남게 된 일본인 여자들이 있다. 이들을 통칭해 '일본인 처'라 부른다. 이 일본인 처들은 한국 남자가 좋아서 결혼했지만 광복 이후 이들의 삶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180도 달라진다.
3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아카타 할머니의 세 가지 소원'은 이들 '일본인 처'들의 기구한 삶을 조명한다.
한국에서는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해 결혼생활을 제대로 이어가기 힘들었고 친정인 일본에서는 한국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왔지만 남편의 본처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집안의 반대로 호적에 올리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하루 아침에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이방인이 돼 한국에서의 삶이 시작됐고 이제 60여 년이 흘렀다.
비록 고통 속에서 살아온 삶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60년을 넘게 살아온 땅이 한국이고 자신의 자식들이 살아가야 할 곳도 한국이기 때문에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할머니들이 국적 문제로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되지 못하는 실정이고 지원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우리의 민족주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서도 보듯 우리의 그릇된 인권의식 중 지나칠 수 없는 게 '자민족 중심주의'"라고 지적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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